잇단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던 지난 2016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은 10박12일로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순방의 중요한 일정 중 하나는 한국 형 원조 사업, ‘코리아 에이드’ 홍보. 현지인들에게 필요한 현지 물품과 식품을 제공한다는 국제 원조(ODA)의 일반적 원칙과 달리, ‘코리아 에이드’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주로 한식을 나눠주고, K-팝 관련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국제 원조가 아니라 ‘한류 홍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외교부는 ‘순방용 1회성 행사, 공여국 중심의 일방적 사업, 원조와는 무관한 한식 홍보’라는 세간의 비판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그런데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국정원의 이른바 ‘정책 정보’ 문건에는 ‘대통령님 순방으로 코리아 에이드가 원조 사업의 최적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는 등 아부성 문장이 넘쳐났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서울 강남의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지난 2010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이명박 정권을 ‘몰염치, 파렴치, 후안무치’한 ‘3치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국가정보원은 명진 스님을 사찰했다.
이 사찰에 동원된 부서는 이른바 ‘포청천 팀’. 대북 공작 전문가들이 투입됐고, 대북 공작금이 사용됐다. 정치적 반대 세력이 종북 좌파를 지원하고 있다며, 대북 공작원과 공작금을 사찰에 불법 투입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엄마들과 아이들의 사랑방, 동네 작은 도서관. 책 읽기뿐 아니라 아이들은 농사 체험, 엄마들은 바느질과 인형 만들기를 함께 하는 곳. 이곳도 사찰의 눈초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박근혜 정권은, 작은 도서관에 체게바라 평전 등 정부 정책에 비판적 서적이 즐비하다면서 도서관장이 세월호 집회에 참석했다고 사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사실을 기록해 놨다.
‘스트레이트’는 이날 방송에서 단독 입수한 박근혜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캐비닛 문건’을 공개한다.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4천3백여 건의 문건 목록, 이 중 공개된 건 1천2백 건.
이에 더해 영포빌딩에서 나온 이명박 청와대의 수천 건 비밀 기록물까지. 여기엔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 과연 당신은 사찰의 피해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스트레이트’가 사찰과 공작으로 얼룩진 이명박·박근혜 시대를 해부한다.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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