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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아산 기업가정신 '마루180' 통해 이어갈 것"

[아산나눔재단 창립 7주년 이경숙 이사장 인터뷰]

설립 4년만에 스타트업 51곳 배출

포럼·홈커밍 등 동문회행사 열어

선후배 기업 네트워킹 구축 지원

도움 주고받는 선순환 생태계 조성





“우리는 ‘마루180’이라는 창업 육성 센터가 단순히 ‘시설’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마루180’ 안에 하나의 ‘창업생태계’가 조성됐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처음부터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VC)을 유치했던 것도 ‘건물 속의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마루180’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창업생태계가 조성된 만큼 이곳의 문화나 기업가정신을 확산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이경숙(75·사진)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아산나눔재단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설립된 지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연간 방문객이 평균 15만명에 달할 정도로 마루180이 벌써 국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창업 육성 센터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마루180을 거친 스타트업들이 동문 집단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핵심 자원이 되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아산나눔재단 설립 7주년과 이 이사장 취임 3주년을 맞아 진행됐다.

아산나눔재단은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서거 10주년을 기념해 현대가(家)에서 출범한 공익재단이다. 2011년 10월 설립한 이후로 아산나눔재단은 성인·청소년에게 정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을 전파한다는 취지에서 각종 교육과 창업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이사장은 아산의 기업가정신을 ‘할 수 있다’는 정신(can-doism), 도전정신(challenge), 창의성(creativity), 신뢰(credibility), 책임감(commitment), 즉 ‘5C’로 정의한다. 그는 “기업가정신은 혁신과 헌신을 통해 기회나 문제를 인식·발굴하고,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 공익에 도움을 주거나 생활개선에 앞장서 가치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운영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설 ‘마루180’은 아산의 기업가정신을 ‘실험’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청년 창업생태계만큼 “이봐, 해봤어?”라는 말로 대표되는 정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을 구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은 이 곳 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이때까지 마루180을 졸업한 스타트업은 51곳에 달한다. 명함 저장 앱 ‘리멤버’로 유명한 마이리얼트립 등이 이곳을 졸업했다. 퓨처플레이나 스파크랩 등 국내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도 마루180에 입주해 있다.



이 이사장은 마루180을 졸업한 기업들의 ‘동문회’가 발족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가능하면 입주·졸업 기업이 서로 네트워킹을 하고 도움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며 “그 장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가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를 위해 포럼이나 홈커밍 등 동문회 행사를 조직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동문회 조직을 떠올린 이유는, 창업생태계에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앞서서 선행이나 도움을 나누는 것)’ 운동의 필요성 때문이다. 선배 스타트업이 솔선수범해 자신의 경험이나 사회적 가치를 후배 창업가에게 물려주고, 후배 창업가도 이를 자신의 다른 후배한테 전파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핵심이다. 그는 “마루180 내부에선 이미 재능기부 등의 형태로 페이 잇 포워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문화가 마루180을 기반으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기업가정신을 발현하기 위해선 정부에서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벤처기업은 기존에 증명되지 않은 것들을 하는 주체지만, 증명되지 않은 건 (포지티브 규제 하에선) 다 규제로 묶여 있기 마련”이라며 “비록 중기부가 발족하면서 재정적인 지원이 늘어나긴 했지만, 비(非) 재정적인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거티브 규제가 어려운 이유는 신뢰사회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창업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해, 정부 입장에서도 ‘일단 막고 봐야 한다’는 포지티브 규제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신뢰사회’는 이 이사장의 리더십을 설명하는 키워드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숙명여대 총장을 지내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숙대 총장 시절 한 일화를 들려줬다. 이 이사장은 “교직원들이 막 아이디어를 낸 결과 대학 교육평가에서 1등을 석권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그 노하우를 외부 대학에 다 공개해 버렸다”며 “숙대만 잘 돼선 안 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단 이를 개방해야 직원들이 새로 시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고 회상했다. ‘숙대만 잘 돼야 한다’는 생각 대신, ‘모두가 잘 되기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철학을 고수하면 내부 혁신은 물론 사회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가치창출’을 강조하는 이 이사장의 기업가정신 철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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