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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서재<3>마마무] "로망·힐링 담긴 책...내 마음 알아주고 안아주죠"

책하면 연습생시절 독후감쓰기 떠올라

각자 한 권씩 골라 읽고 서로 돌려봐

지금까지 지치고 상처받을 때 힘 얻어

솔라 "창작 도움 '김도훈 작곡법' 열독"

문별·휘인 "짧은말 큰울림 시집 좋아해"

화사 "안정감 주는 '언어의 온도'에 빠져"

‘스타의 서재’ 세 번째 주인공 K팝 최고의 걸그룹 마마무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별(왼쪽부터), 솔라, 휘인, 화사 /권욱기자






가을의 끝자락에 들어선 지난 7일 서울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 옆 숲길은 울긋불긋 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수북이 낙엽 쌓인 그 길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 것은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라는 별명을 가진 K팝 걸그룹 마마무(사진)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마마무를 ‘스타의 서재’ 세 번째 주인공으로 초대해 북한산 동남쪽 자락에 위치한 그러하다스튜디오에서 마주 앉았다.

마마무는 그 누구보다도 가창력이 빼어난 걸그룹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4년 디지털 싱글 ‘행복하지 마’로 데뷔한 마마무는 전형적인 K팝 걸그룹 콘셉트를 따르지 않고도 K팝 최고의 걸그룹으로 우뚝 선 매우 이례적이고 독보적인 존재다. 사랑스러운 여동생 혹은 섹시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얼굴 몰아주기’ ‘큐티 허세’ 등 익살스럽고 코믹한 콘셉트에 “화장은 옅게 귀찮으니까, 노출은 안 해 그럴 필요 없어”(나로 말할 것 같으면)라고 노래하며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여성상으로 남녀를 막론한 팬덤을 확보한 마마무다.

그런 마마무에게 또 하나의 숨은 매력이 있다. 무무(마마무의 팬)들에게는 더러 알려진 사실이지만 마마무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걸그룹이다. 한참을 둘러앉아 대화를 나눴는데 멤버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 얘기를 쏟아냈다. ‘시디(CD)를 씹어 먹은 가창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마마무는 과연 ‘책을 씹어 먹은 독서력’을 지녔다고 평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책 사랑이 지극했다.

‘스타의 서재’ 세 번째 주인공 K팝 최고의 걸그룹 마마무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별(왼쪽부터), 솔라, 휘인, 화사 /권욱기자


“책하면 떠오른 게 무엇이냐”고 묻자 솔라·문별·휘인·화사는 한목소리로 “연습생 시절 독후감 쓰기가 생각난다”고 운을 떼더니, 촉촉해진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힘들 때마다 의지하면서 데뷔를 꿈꾸던 연습생 시절로 돌아간 듯 당시의 일을 돌아봤다. “저희 넷이서 각자 책을 선택해서, 읽고 서로 돌려 봤어요. 그래서 한 달에 최소 4권의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독후감 쓰는 게 숙제처럼 느껴져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알 것 같아요. 우리 꼭 책 책 책을 읽읍시다.(웃음)” 그러면서 멤버들은 “당시에 독서를 하던 습관이 데뷔 이후에는 자신들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기도 하고,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초 발표한 ‘옐로 플라워’ 앨범에 수록된 ‘별 바람 꽃 태양’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는 등 창작자로서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솔라는 앞으로 자신의 재능을 더욱 키우기 위한 책을 읽고 있었다. 25년 동안 수많은 히트곡을 낸 김도훈 작곡가의 ‘김도훈 작곡법’이 바로 그것. “제가 최근에 작곡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데, 책에는 저처럼 대중음악 작곡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자신만이 알고 싶은 내용이 많아요. 작곡하면 어렵게 생각하는데, 굉장히 쉽게 작곡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굉장히 이해하기 쉽게 설명돼 있어요. 책에 저희 노래도 수록돼서 ‘이 노래가 이렇게 만들어졌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당시에 녹음하고 노래하던 생각도 많이 났고, 작곡에도 도움이 됐죠.”



‘스타의 서재’ 세 번째 주인공 K팝 최고의 걸그룹 마마무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별(왼쪽부터), 솔라, 휘인, 화사 /권욱기자


직접 가사를 쓰기도 하는 문별은 주로 시집이나 에세이를 읽는다. 가사를 쓰는 데도 도움이 되는 데다, 짧은 말들이 건네는 말의 힘이 좋아서다. 그가 추천한 책도 따뜻한 그림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얻어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 ‘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서점에 갔는데 ‘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처음에는 표지와 제목에 끌렸죠(웃음).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오늘만이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오늘도 이대로 흐르면 어제가 되어 그리워할 테니까 말입니다’라는 구절이에요. 제가 당시에 상처받고 힘들었던 것 같은데,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보자 그런 결심을 했던 것 같아요. 저 구절들을 읽고 말이죠.” 문별은 책 자체에 대한 그의 느낌과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스트레스받을 때 서점에 가서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당장은 읽지 않아도 책 한 권을 사서 집에 가져다 놓은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포근해지고,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장난기가 넘치는 퍼포먼스로 커다란 사랑을 받고 있는 ‘비글미’가 매력인 휘인은 의외의 책을 들고 나와 ‘반전미’를 보여줬다. 류시화 시인의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선택한 것. “저는 주로 시집을 좋아해요. 시는 시인의 성향과 감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르 같아요.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보는 것들도 시인들은 다른 시선으로 보고 이를 짧은 언어로 표현하잖아요. 그런 말들이 큰 울림을 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이 시집에서는 ‘옹이’라는 작품을 좋아해요. 특히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시인의 눈으로는 나무의 그 ‘옹이’를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확 와 닿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스타의 서재’ 세 번째 주인공 K팝 최고의 걸그룹 마마무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별(왼쪽부터), 솔라, 휘인, 화사 /권욱기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털털한 매력을 선보여 커다란 사랑을 받고 있는 화사는 ‘아 파리’와 ‘언어의 온도’를 추천했다. 이 두 책에는 화사의 ‘로망’과 ‘힐링의 경험’이 담겨있다. “‘아 파리’는 저자가 파리에 가서 일기처럼 쓴 글이에요. 처음에는 스타일이 예뻐서, 파리에 가고 싶은 마음에 샀어요. 유럽을 한 번도 안 가봤거든요. 파리에서 누가 쓴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어요. 식당, 길 등 파리의 소소한 일상과 정취가 묻어있어서 마치 파리에 제가 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는 또 이날 가지고 오지 못했지만 늘 곁에 둔다는 ‘언어의 온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제가 말에 상처를 정말 많이 받는데, 그게 최정점을 찍을 때 따뜻한 말이 필요해서 책으로 마음을 달래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언어의 온도’라는 책을 보게 됐죠. 제목부터 따뜻해서 끌렸어요. 그래서 시간만 나면 계속 읽어요. 지칠 때마다 안정감을 주거든요. 말의 깊이 그리고 ‘따뜻한 온도’를 가진 말의 힘을 느끼고는 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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