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임재영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엉덩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68명을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기준(AWGS)’에 따라 악력·걸음걸이 속도를 측정해 근력·신체기능을 평가해 근감소증군(32명)과 근감소증이 없는 군(36명)으로 나눴다.
이어 모두에게 국제표준진료지침에 맞춰 개발한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 프로그램(Fragility Fracture Integrated Rehabilitation Management·FIRM)’을 적용해 다기관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FIRM은 노쇠 또는 엉덩관절 등 골절 후 보행능력과 기타 신체기능을 회복시켜 일상생활에서 운동기능과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도록 장·단기 재활계획 하에 물리·작업치료, 퇴원 후 관리, 지역사회 연계 등을 두루 포함한 포괄적 골절환자 집중재활 프로그램이다. 신체운동과 단순보행 훈련에 집중했던 기존의 단순재활치료와 달리 재활의료와 노인의학을 접목, 포괄적·통합적으로 접근하며 정형외과·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작업치료사, 영양사·간호사 등 다학제 전문가팀이 참여한다.
연구 결과 근감소증 여부와 상관없이 재활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음이 확인됐다. FIRM 시행 후 균형 잡는 능력을 평가해 낙상위험을 평가하는 버그균형점수(Berg Balance Scale, 0~56점)가 근감소증군 평균 13점, 근감소증 없는 군 14점 증가했다.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는 수정바텔지수(Modified Barthel Index, 0~100점)도 근감소증군 평균 23점, 근감소증 없는 군 21점 상승했다. FIRM 치료 후 보행·균형·일상생활동작 수행은 물론 삶의 질까지 향상됐다. 치료 전후 기능적 결과의 향상 정도에는 두 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근감소증이 있는 엉덩관절 골절 환자는 수술을 받아도 1년 내 사망률이 근감소증 없는 환자의 1.8배나 되고 재활치료 결과도 나쁘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잘못된 셈이다. 임 교수는 “근감소증이 있는 엉덩관절골절 환자는 보행능력·신체기능이 떨어져 수술 후 기능적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 달리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와 거의 동등한 기능적 호전을 보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의 엉덩관절이 골절된 경우에도 적극적 재활이 필요하다”며 “재활치료의 장기적 효과 등을 알아보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엉덩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관절이다. 노인은 근육량·근력이 감소하고 반응속도·골밀도가 떨어지는데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찧을 때 엉덩관절이 골절될 위험이 높아진다. 엉덩관절이 골절되면 몸을 움직이지 못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여러 합병증 위험에 노출돼 1년 내 사망률이 16%에 이른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노인의학(European Geriatric Medicine)’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