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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후폭풍 물가 비상]미용실 커트비 15%·치약 최고 20%↑...연초부터 생활물가 뜀박질

불황에 인상 주저하던 소상공인, 인건비 부담에 '백기'

개인 음식점·PC방·커피숍·반찬 등 가격 줄줄이 올라

"소비자 지갑 닫아 경기 더 나빠지면 어떡하나" 우려도

식당·미용실·PC방 등 지역 자영업자들이 연이어 가격을 올리면서 연초부터 생활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6일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구입할 물건을 찾아 매장을 돌고 있다. /권욱기자




# 맞벌이로 가정을 꾸려가는 박미연(38)씨는 올해 들어 전방위로 확대되는 물가 상승 탓에 정신이 쏙 빠질 지경이다. 박씨는 “점심을 먹으면 밥값이 1,000원 올라 있고 커피숍을 가면 커피 값이 500원 올라 있고… 새해라고 가족들과 고깃집에 갔더니 삼겹살 1인분이 2,000원 오르고 아이 머리 잘라 주러 미용실 갔더니 커트비도 5,000원 비싸졌다”고 토로했다. 간접적으로 느끼는 물가 상승 여파도 어마어마하다. 박씨는 “3팩에 5,000원 하던 반찬이 2팩에 5,000원으로 바뀌고, 9봉들이 김 세트가 어느새인가 7봉이 돼 있더라”며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요즘처럼 절실할 때가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여파가 새해인 1월 1일부터 본격화되며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나 기업들 위주의 제품 값 인상이 줄을 이었다면 올해는 그동안 불경기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주저했던 소상공인들마저 도미노처럼 가격 인상 물결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형 커피전문점 ‘더벤티’와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스쿨’,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 등이 지난 1일부로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 움직임은 식품·외식 등 식탁 물가를 넘어 생필품과 문화비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샴푸·린스·치약 등의 가격이 최고 20%까지 올랐으며 샤넬·키엘·딥디크 등 수입 화장품 브랜드도 새해를 맞아 가격 인상 분위기에 동참했다. 멜론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수요 확대를 위해 오랜 기간 가격을 내려 받았던 월정액료를 최대 4,000원까지 올려 받기로 결정했고 인터파크도 연극·공연 티켓의 배송료를 지난해 대비 300원 인상했다.



이번 물가 인상은 개인 식당과 커피숍, 미용실과 PC방 등 소상공인들이 꾸리는 사업장에서 대거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양상이다. 재료비와 최저임금 인상발 인건비 상승 탓에 원가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었지만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 것이라는 불안에 가격 인상을 주저하던 소상공인들이 ‘백기’를 들고 있는 셈이다. 쌀값만 하더라도 20㎏ 가격이 7일 현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가 기준 4만8,293원으로 약 1년 전 가격인 3만8,961원에 비해 24% 가까이 올랐다. 앞으로도 개인 식당의 밥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 새해 들어 커트비 등을 모두 15%씩 올렸다는 한 미용실 사업자는 “월요일을 빼고 주 6일로 운영하는데 근무 직원들의 주 5일제 요구,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요구 등을 다 들어주려면 현재 요금으로는 도저히 가게를 꾸려갈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동네에서 작게 PC방을 운영한다는 한 사업자 역시 “경쟁이 워낙 치열해 가격은 올리지 못했지만 1,500원에 1시간을 이용하던 것에서 50분으로 단축했다”고 토로하며 “24시간 운영하려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데 인건비 상승의 타격이 커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최대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을 옥죄고 있는 항목은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1주일을 개근할 때 추가로 지급하는 하루치 임금인 ‘주휴수당’ 부분이다. 아르바이트생 혹은 직원 한두 명을 고용하는 영세 사업자는 지금껏 주휴수당이 뭔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거니와 제대로 챙겨주는 일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실제 주휴수당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인건비가 대폭 뛰게 된다. 일례로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이 돌봄 서비스료만 살펴봐도 지난해 시간당 7,800원에서 올해 9,650원으로 23%나 급등했다. 여가부의 아이 돌봄 서비스는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으로 맞벌이 부부들의 원성을 사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한 상황이다.

소상공인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이 같은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해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시장경기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상공인들이 체감한 경기지수(BSI)는 62.1로 전월 대비 4.2포인트 하락했고 이달 업황 전망은 80.6으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지난해 1월 대비 6.3포인트 줄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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