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소집된 첫 의원 연찬회에서 대정부·대여 투쟁과 당내 화합의 의지를 다졌다. 16일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한국당 의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연찬회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계파 경쟁 기류를 향한 지도부의 엄중한 경고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발표한 조직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최근 우리 당에서 여러분들에게 아픔을 주는 결정들이 몇 차례 있었다”며 운을 뗐다. 조직위원장 심사과정에서 배제된 일부 현역 의원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당내 계파 형성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특히 황교안 전 국무총리 이후 당내에 ‘친황(친황교안)’ 계파가 형성됐다는 일각의 해석에 대한 경계심을 내비쳤다. 나 원내대표는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을 넘었더니 친황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새로운 계파의 출현이 아니라 의원 각자가 존중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하면 의원님들이 캠프에 들어갈 수 없다”며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말보다는 당헌·당규를 잘 지켜달라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연찬회에서 한국당은 소득주도 성장, 탈원전 정책 등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계와 만나 모임도 갖지만 그림만 있지 소득주도 성장 등 정책의 수정은 없었다. 탈원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신한울 3·4호기 재개는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과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을 겨냥해 “착한 척하면서 위선적인 정권의 의혹과 함께 아침 신문을 보면 여당 실세 의원들의 도덕적이지 못한 행태가 나온다”며 “도덕적이지 못한 행태를 넘어선 의혹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차기 당 대표가 행사하게 될 총선 공천권과 관련해서는 출석률 등 의정활동을 계량화해 공천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외부 인사의 강연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임위원회, 의원총회, 연찬회 등 참석률을 정리하고 있다. 특정 인물에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면 이를 공천에 반영할 것”이라 전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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