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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싱글라이프]올해도 13월의 폭탄? 혼자 사는게 죄는 아니잖아요

[1인가구 울리는 연말정산]

부양가족 없인 稅환급 쉽지않고

복지혜택 다자녀 가구에만 쏠려

싱글, 상대적 박탈감에 불만 고조

연봉 7,000만원 이하 월세 공제

학자금 대출·부모님 의료비 등

지레 포기말고 최대한 챙겨야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국세청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직장인 입장에서는 여간 귀찮고 피곤한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13월의 보너스’라고 하지만 ‘세금 폭탄’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정산 신고 근로자 1,800만5,534명 중 세금을 환급받은 근로자는 1,200만3,526명, 세금을 추가로 낸 근로자는 322만명이다. 돌려받은 사람이 4배 정도 많다. 평균을 내면 1인당 받은 금액은 약 55만원, 납부한 금액은 약 85만원이다. 환급받은 입장에서는 보너스라고 하기에는 얼마 안 되고 추가로 세금을 낸 경우에는 폭탄으로 느껴질 법하다. 인원은 적지만 추가 납부한 사람에게 연말정산의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1인 가구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다. 연말정산에서 가장 큰 공제 항목인 인적공제를 못 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나이와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부양가족은 1인당 150만원이나 기본 공제가 된다. 싱글족이니 (한부모 가정을 제외하면) 자녀 공제를 받기 어렵고 형제자매도 20세 이하 60세 이상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님은 나이와 소득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며 다른 형제가 공제 대상으로 올리면 중복 혜택이 불가능하다.

물론 각종 절세상품에 가입하고 효율적인 소비로 공제액을 늘리면 추가 환급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양가족 없이 100만원이 훌쩍 넘게 돌려받는 싱글족도 적지 않다. 그래도 인적공제 혜택이 가장 큰 만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1인 가구의 목소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이 같은 1인 가구의 고충을 헤아려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다. A씨는 “단지 부양가족이 많다는 이유로 실급여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은 너무 일률적인 세금 징수방법이 아닌가 싶다”며 부양가족 수에 따른 소득공제 감면율을 조정해달라고 청원했다. 또 다른 청원인 B씨는 “결혼하기 힘든 세대인데 무슨 연말정산이냐”며 “난 왜 13번째 세금을 내야 하는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은 보험·의료·교육 등의 추가적인 지출도 따라오는 만큼 인적공제가 중복 혜택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부 싱글족은 자신들에게 자식과도 같은 존재인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소득공제로 인정해달라고까지 했다. 다소 황당해 보이는 요구일 수 있지만 솔로 생활자에게 그만큼 연말정산의 불만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싱글족 사이에서는 공감대를 보일 수 있지만 반발도 적지 않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자녀 수에 따른 공제액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원인 C씨는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 자녀가 생긴 경우 지원하는 ‘당근’도 필요하지만 자녀가 없는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채찍’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가 세금 납부라는 징벌적 제도를 도입해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게끔 하자는 주장이다. 1인 가구를 유지하는 선택에 따른 의무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

양측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지만 사회 구조는 1인 가구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솔로들의 불만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각종 복지혜택 등이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부양가족이 많은 가정에 집중된 것을 두고 솔로들은 사실상의 ‘싱글세’를 내는 상황이라고까지 평가했다. 자신들이 내는 세금의 혜택이 결국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일부 민간 기업에서는 변화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싱글족 직원의 비중이 높은 한 광고회사에서는 지난해 1인 가구에 대한 사내 복지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결혼 축의금, 임신 및 출산 축하금, 자녀 양육비, 학비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혼 직원 일부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 것. 당장은 아니지만 논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노조 차원의 평가였다는 후문이다.

정책과 제도가 시대상을 반영하는 만큼 연말정산에서도 얼마든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 당장이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한 푼이라도 더 돌려받고 조금이라도 덜 토해내려면 놓치지 말고 챙겨야 할 항목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표적인 게 월세다. 연봉 7,000만원(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라면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주택의 경우 월세의 10%를 세액 공제받을 수 있다. 연봉 5,500만원(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라면 월세의 12%까지 공제 가능하다. 주거용 오피스텔, 고시원도 해당된다. 흔히 말하는 반전세 형태로 월 임차비용을 낸다면 모두 가능하다. 관리비 명목으로 받는 비용은 제외된다.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만큼 집주인에게 일일이 설명하며 얼굴을 붉힐 필요도 없다.

대학(원) 재학 중에 학자금 대출을 받고 현재 직장에 다니며 상환하고 있다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2016년까지는 대출을 받아 교육비를 낸 당해연도에만 적용됐지만 2017년부터는 갚는 시점에 15%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됐다.

부모님의 의료비도 간과하기 쉽다. 부양가족 요건인 60세 이상과 혼동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나이가 60세 미만이라도 의료비를 본인이 지불했다면 의료비에 추가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놓치고 지나갔다면 최근 5년치까지 모두 돌려받을 수 있으니 빼먹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해야 할 연말정산이라면 기분 좋게 하고 혹시 올해 실패했다면 지금부터 미리 챙겨 내년에는 13월의 보너스를 받는 게 어떨까.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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