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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환자, 심리상담만으로 완치 가능..적극치료 위해 가족·국가 역할 중요"

■ 이철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정신질환=범죄자' 인식 가장 위험
실제 범죄율 일반인 절반 수준 그쳐
병원 기반 사례관리 시스템 구축을

'초기환자, 심리상담만으로 완치 가능..적극치료 위해 가족·국가 역할 중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는 주위에 해를 끼치는 나쁜 환자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환자 스스로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족과 국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철(72)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일부 환자의 범죄로 인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정책도 입원에서 치료로 바뀌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울산대 총장을 역임한 국내 최고의 정신과 전문의로 꼽힌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 2016년 3월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명칭을 변경한 뒤 국내 정신질환 공공의료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38명에 간호인력만도 16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정신과 의료기관이다.

이 센터장은 “한때 900병상에 달할 정도로 입원환자가 많았지만 현재는 120병상으로 줄었고 환자 대부분은 꾸준한 내원치료를 받고 있다”며 “만성이나 중증으로 증상이 발전하지 않도록 초기 치료와 상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중증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사회적 인식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인과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율을 보면 정신질환자는 일반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조현병의 경우 초기 5년에 얼마나 제대로 치료를 받느냐가 향후 치료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병원 진료를 받지 않는 중증 정신질환자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려면 병원 기반의 사례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시범사업 중인데 환자의 상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다만 일선 병·의원에서 담당해야 하기에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우수한 정신의학과 전문의를 확보하려면 의료수가도 현실화돼야 하는데 여전히 심리상담에 대한 수가는 다른 진료행위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라며 “약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 환자는 심리상담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고 완치까지 이르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심리상담에 대한 의료수가가 상향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환자와 의료진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해소되려면 환자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문화 때문에 정신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부터 갖는데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병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해외에서도 공개적으로 유명인사들이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겪은 사실을 밝히자 용기를 내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정신질환은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가족들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적절히 치료만 받으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지낼 수 있다”며 “앞으로 환자가 신속히 치료받고 인권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우리 사회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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