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값이 11주 연속 추락하는 가운데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시세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난 24일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하면서 ‘시세 15억원(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해 현실화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고가주택 시장은 현재 대출 규제로 신음하고 있다. 여기에 보유세 급등까지 겹치게 된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입주 물량 증가와 대출 규제에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까지 ‘3중고’가 더해지면서 매수심리 위축과 거래 감소 추세는 더 지속되고 가격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9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0.23% 하락했다. 금액대별로 보면 9억원 이하 아파트가 0.50% 오른 데 비해 9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는 0.81% 내렸다. 10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같은 기간 10억원 미만 아파트는 0.51% 상승하고 10억원 이상 아파트는 0.9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가일수록 하락 폭이 더 컸다는 얘기다.
정부는 고가주택에 대해 공시가 현실화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볼 때 고가주택이 주택 시장 침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종부세율과 공정가액비율이 인상된데다 공시가격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고가주택일수록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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