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5위 미니스톱 인수전이 결국 중단됐다. 롯데그룹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일본 이온그룹은 미니스톱 매각을 접고 자체 운영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롯데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미니스톱, 이온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신 회장이 황각규 롯데지주(004990) 부회장과 함께 롯데월드타워 120층 전망대에서 후지모토 미니스톱 사장, 이온그룹 관계자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미팅의 내용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온그룹이 롯데그룹에 미니스톱 매각을 철회하고 자체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에 정통한 한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이온그룹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안다”며 “미니스톱 매각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이온그룹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롯데그룹과 이온그룹의 지분거래가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국 매각이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IB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 동안 일본주주들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회사들의 의사결정 속도가 느린데다 신중하게 판단한 끝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미니스톱 매각은 지난해 11월 시작됐지만 두 달 이상 지연됐다.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신세계그룹(이마트24), 사모투자펀드(PEF)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참여했다. 롯데그룹이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이 지연되고 해를 넘기면서 매각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미니스톱 매각 작업이 중단됨에 따라 편의점 업계에서 2강 구도가 한동안 이어지게 됐다. 업계 3위인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9,555개)이 미니스톱을 인수해 CU(1만 3,169개)·GS25(1만3,107개)와 비슷하게 점포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 확보를 통해 점포 수 늘리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편의점 업계에서 과다한 근접 출점을 자제하겠다는 자율규약을 발표해 신규 출점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호현·양철민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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