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상근고문(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3일 한국공학한림원 회장단이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언론 첫 특별좌담회에서 “창업 활성화를 위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SW·빅데이터), IoT(센서·반도체), 네트워크, 로봇, 바이오 등 신산업에 도전해 중소기업, 나아가 대기업으로 발전하도록 벤처 창업을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창업을 위해 대학 교육을 혁신하고 기술기반 스타트업(TIPS·팁스)을 많이 키우기 위해 아이디어 발굴(Pre-TIPS)→창업지원(TIPS)→기업육성(Beyond TIPS) 등 단계적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를 통해 중국 등 해외처럼 청년 창업 성공사례가 쏟아져 우수 인재들이 의사·변호사·공무원·교사를 추구하기보다 창업에 도전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창업 부자’들이 많이 나와야 창업이 활성화되고 경제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학한림원이 팁스 중 우수 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연결하고 인수합병(M&A) 등 엑시트 기회를 제공하는 ‘비욘드 팁스(Beyond TIPS)’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박 고문은 또 “(법적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대기업도 외국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벤처 창업기업에 관심을 두고 보다 적극적으로 M&A에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구글이 매달 한 개꼴로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자는 것이다.
그는 현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 설립에 이은 규제 샌드박스 추진이 고무적이라고 전제한 뒤 “많이 부족하지만 나름 우리 청년 창업도 활발한 편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창의적 교육 시스템과 청년들의 창업정신,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고령화, 1인 가구 확대와 나 홀로 문화, 자동차·주택 등 공유경제, 워라밸,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등 사회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빠르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융복합 기술 변화에 대응해 기업과 학계는 선행 투자와 협력, 사내·학내 벤처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정보기술(IT) 기업인마저도 대중 앞에 나서 롤모델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관련, “성공한 IT 기업인들이 대중 앞에 나서고 싶어도 미국 실리콘밸리 등과 달리 정부나 여론을 의식해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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