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류허 중국 부총리가 협상장과 호텔을 오가던 중 중국인 시위대의 공격을 두 차례나 받는 봉변을 당했다.
미 의회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한 무리의 중국인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넘어 오전 협상을 마치고 협상장인 백악관 아이젠하워빌딩에서 나와 숙소인 윌러드호텔로 향하던 중국 협상단 차량 행렬에 돌진하는 소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한 명이 체포되고 이를 제지하던 경찰관 한 명이 부상했다. 이 소동으로 류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대표단은 미국 경찰과 중국 보안요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뒷문을 통해 윌러드호텔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하이에서 왔다고 밝힌 시위대는 중국 정부의 주민 강제이주 조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을 주변의 시민들과 취재진에 뿌렸다. 시위대 중 한 명은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권은 우리 재산을 강탈했을 뿐 아니라 가족들을 박해하는 등 생존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며 “그럼에도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이 법으로 통치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시위대는 앞서 이날 오전에도 협상을 위해 호텔을 나서던 류 부총리 등에게 달려들어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은 바 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돌진에 놀란 보안요원들이 시위대를 협상 대표들에게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한 여성이 보안요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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