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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신혜성 와디즈 대표 "스타트업 훌쩍 클때까지…돈 걱정은 와디즈에 맡겨주세요"



신혜성 와디즈 대표./이호재기자.




바늘구멍 세번 뚫고 금융의 길로

현대차·동부證 애널 거쳐 “금융업이 적성”

산업銀으로 옮겨 기업금융 이해폭 넓혀

“성장에 필요한 자금 제때 빌려줬으면…”

고민끝에 국내첫 크라우드펀딩기업 창업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1세대 핀테크 기업으로 설립 7년 만에 시장점유율(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모집금액 기준) 60%를 달성하며 크라우드펀딩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신혜성(41·사진) 와디즈 대표는 자신의 삶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남긴 이 명언은 촌각을 다투는 자본시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사치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사막 같은 자본시장에 새로운 물줄기를 내며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그에게 이 문장만큼 삶을 잘 대변해주는 말도 없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로에 자리한 와디즈 본사를 찾아 그의 삶과 사업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 대표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 2012년 회사를 창업하기 전까지 현대차·동부증권·KDB산업은행 등 남들은 한 번 들어가기도 힘든 직장을 세 번씩이나 합격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단순히 먹고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존재 이유를 찾고 싶어서였다.

“현대차에서는 신입사원의 꽃인 마케팅 부서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죠. 하지만 왠지 저하고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크리에이티브와 논리 두 가지 중 하나를 꼽으라면 후자에 강점이 있는 사람이거든요. 계속 있으면 돈은 많이 벌겠지만 행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련 없이 사표를 냈어요. 인생에서 중요한 건 방향이지 속도는 부차적일 뿐이잖아요.”

그는 미국 유학 후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스몰캡(중소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금융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 기업 분석방법과 투자 관점도 증권 업계에서 익혔다. 1년간 일하면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도 뽑힌 그는 커리어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2007년 산업은행 공채에 지원했고 당당히 합격했다. 신 대표는 당시 민영화를 추진 중이던 산은에서 태스크포스(TF)팀 소속으로 은행의 모든 기업금융 상품을 뜯어보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했다.

신 대표는 “주니어 시절부터 은행에서 내로라하는 시니어 선배들과 함께 일하면서 기업금융 상품의 장단점을 살펴보며 기업금융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며 “근무 후반에는 산은 경제연구소에서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대해서 훑으면서 거시경제도 배울 수 있었다. 증권사와 은행에서 일하며 쌓았던 경험들이 와디즈를 창업하는 자산이 됐다”고 되돌아봤다.

애널리스트와 은행원 생활을 거치며 적성에 맞는 업을 찾았지만 신 대표는 동시에 업에 대한 회의감도 커져만 갔다. 금융업은 돈이 필요한 기업에 적시에 돈을 빌려주고 그 기업이 성장할 때 과실을 나눠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좋은 수익을, 다른 한쪽에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게 금융업의 본질인데 당시 제가 몸담고 있던 기존 금융권에서는 한계가 있었어요. 좋은 기업들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죠.”

2012년 설립한 와디즈는 신 대표의 이름만큼이나 자본시장에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2년 5월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자본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한 후 2016년에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까지 추가하며 고속성장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중소기업 등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리워드형은 투자자에게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형은 주식·채권을 발행해 수익을 공유한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이호재기자.


스타트업 든든한 자금 지원군

누적 펀딩 1,000억 넘어서며 ‘업계1위’

초기~IPO 직전까지 모든 단계 자금지원

에잇퍼센트·제노플랜 펀딩받아 승승장구

“VC 후속 투자로 커가는 모습보면 보람”

와디즈는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총 1,075억원(6,427건) 규모의 펀딩액을 달성했으며 올 들어서도 1월에만 103억원을 모집해 월간 기준 최대 거래액을 경신했다.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2,000억원이다. 설립 7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 기존 금융권을 긴장시킬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신 대표의 대답은 명쾌하면서도 울림이 컸다.

“성공의 핵심은 업 본질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업의 본질은 결국 연결이죠. 자본시장에 투자자들의 돈은 넘쳐나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받지 못해 힘들어하죠. ‘왜 연결이 필요한지’ ‘왜 연결을 하려고 하는지’ 두 가지 측면에서 치열하게 고민했고 신뢰를 기반으로 연결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자는 결론을 얻었어요. 대중적이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지지하는 기업이나 콘텐츠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기존 금융업과는 다른 크라우드펀딩의 매력입니다.”

그의 말처럼 와디즈는 연결을 통해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다. 와디즈 펀딩 성공을 통해 자금조달뿐 아니라 예비고객을 통한 사업성 검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 제품·서비스에 대한 의견 확보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펀딩 이후에는 유통채널 확보, 추가적인 투자 유치 등 실질적으로 사업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도 있다.

개인간대출(P2P)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에잇퍼센트’가 대표적이다. 2017년 10월 와디즈에서 공모형 크라우드펀딩으로 7억9,000만원을 모집하는 데 성공한 이 회사는 약 1년 뒤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억원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 회사인 ‘제노플랜’은 지난해 2월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으로 5,700만원을 조달한 뒤 같은 해 8월 GC녹십자홀딩스 주도로 148억원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21그램’, 파력에너지 발전회사 ‘인진’ 등도 와디즈에서의 펀딩 성공을 발판으로 벤처캐피털(VC)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신 대표는 “와디즈의 투자 플랫폼을 거쳐 간 기업들이 VC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으며 더욱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와디즈는 지난해 11월 개인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한도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는 프라이빗 멤버십 투자 서비스(W9)를 론칭했다. 기존의 리워드형·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W9사모·W9커넥터까지 와디즈의 투자 플랫폼을 이용하면 사업 초기부터 기업공개(IPO) 단계 전까지 기업들이 모든 단계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신 대표는 “기업은 리워드형과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사업 초기에 필요한 자금과 강력한 팬이 돼줄 고객과 주주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며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기업은 W9을 통해서 시리즈 A단계 이상의 투자를 직접 유치하거나 국내외 유수 VC를 소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스타트업의 ‘애플숍’과 같은 매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유니크한 제품들을 매달 선보이며 투자자와 스타트업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오프라인 무인결제 매장인 아마존고를 오픈한 것처럼 최근 들어 온라인 회사들이 오프라인 공간으로 침투하고 있어요. 유통업체들과 협업해 기존의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공간을 활용해 ‘와우 포인트’를 갖고 있는 제품들을 정기적으로 전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베타스토어’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들이 소비자들과 만나는 공간을 오프라인에서도 구현할 계획입니다.”
/판교=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He is...

△1979년 서울 △2002년 한양대 경제학과 △2004년 현대자동차 △2006년 동부증권 △2007년 KDB산업은행 △2012년 와디즈 창업 △2014년 청년기업가정신가상 중소기업청장상 △2015년 창조경제대상 미래부장관상 △2016년 금융의 날 국무총리 표창 △2017년 금융위원장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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