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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에 딜레마 빠진 정부] '거래절벽 숨통' 필요성 큰데도..."잘못된 신호 줄라" 세제카드 손못대

마땅치 않은 '출구전략'
취득세 인하 카드는 세수감소에 지자체 반발 불보듯
靑 "아직 집값 높아"...신규분양 등 공급 조절 가능성

[부동산 침체에 딜레마 빠진 정부] '거래절벽 숨통' 필요성 큰데도...'잘못된 신호 줄라' 세제카드 손못대
지난 10일 서울의 한 중개업소에 ‘급매’를 알리는 게시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울산광역시의 전세 가격이 최근 2년 새 16.5%나 급락했다. 지난 2017년 2월 초 101.5였던 아파트전세가격지수가 이달 초 84.7로 주저앉았다. 조선업 불황이 찾아오면서 지역 경기가 꺾였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가라앉으면서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실물경기 침체에 이어 부동산마저 차갑게 식으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 지난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 문제가 심각하다”며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핀셋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여전히 “너무 빠르다”면서 부정적 의견을 내고 있다.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집값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거래의 숨통을 틔우고 너무 가파른 부동산 침체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서라도 취득·등록세 인하, 전세 보증금 상환용 주택 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 조정 등의 핀셋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장서는 ‘악소리’…깡통전세 속출=서울 아파트 가격은 최근 13주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물론 1~2년 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8억1,439만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6억635만원) 대비 30% 이상 비싸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하락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수차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것은 집값 급락이 아닌 연착륙을 유도하려는 뜻이었다. 그러나 상승하는 집값을 잡는 것이 어려운 만큼 떨어지는 가격을 막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차갑게 식어가는 부동산 시장이 자칫 경기 불황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침체에 딜레마 빠진 정부] '거래절벽 숨통' 필요성 큰데도...'잘못된 신호 줄라' 세제카드 손못대

실제 시장에서 부동산 거래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급감하고 있다. 지방은 물론 서울·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용산이 대표적이다. 1월 용산에서 신고된 아파트 거래량은 20건에 불과했다. 1년 전이었던 지난해 1월 거래량(1,021건)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세시장은 더 심각하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 가격도 덩달아 떨어진 탓에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과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투자자문센터장은 “수도권도 어렵지만 지방은 앞으로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세제 카드 못 쓰고…靑은 “아직 집값 높다”=정부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정부 차원의 조치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전세 가격 등 주택 문제는 울산이나 거제 같은 위기 지역에 한정돼 있다”며 “수도권의 상황은 또 다르고 규제 완화 같은 수요정책을 쓸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청와대는 아직 서민들에게 집값이 높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양도소득세 완화안은 검토조차 못하는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도소득세는 보지 않고 있다”며 “취득·등록세는 행정안전부 소관이라 말할 부분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거래 절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는 거래세 인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부동산 거래세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구매 시 내는 취득세를 의미한다. 지방세의 11개 세목 중 하나로 2016년 기준 지방세에서 부동산 관련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중만 약 23%에 달한다. 수차례의 취득세 인하 논의에도 무산된 것은 세수 감소를 우려한 지자체의 반발이 워낙 컸던 탓이다. 양도세 인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불로소득과 근로소득 간의 과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꾸준한데다 정부의 일관된 투기 차단 방침에도 역행할 수 있어서다.

빈사 상태인 지방의 부동산 시장만 콕 집어 살릴 수 있는 부양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 대출을 풀어주거나 지방 부동산에 한해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자칫 부동산 경기가 급등할 우려가 있다.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정부는 공급 물량을 조절하는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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