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은 한·중카페리 선사들이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올 들어 승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예전 수준의 호황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인천과 중국을 연결하는 단둥훼리 등 9개 선사들이 운영하는 10개 항로의 지난달 여객 수가 7만9,227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달 4만4,049명보다 79.9% 늘어난 것으로 사드 보복이 이뤄지기 이전인 2017년 1월(5만4,683명)와 비교해도 44%가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26%(1만8,430명)과 12월 29%(2만578명)에 이어 올 1월 (2만4,544명)까지 3개월 연속 사드 보복 이전(2016년 동월)보다 여객 수가 늘어난 셈이다.
한·중카페리 여객 수는 2017년 3월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에 한국 관광 상품을 팔지 말라고 지시한 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이용이 뚝 끊기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같은해 60만359명의 여객 수를 기록하며 사드 갈등 이전인 2016년(92만391명)보다 38.4%나 감소했다. 지난해 여객 수는 80만9,058명으로 전년보다는 34.7% 증가했지만 2016년의 88% 수준에 불과했다.
IPA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한·중카페리 여객 수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에서 웨이하이·칭다오항로 카페리를 운항하는 위동항운 측은 “중국 춘절 연휴가 막 끝난 시점인 지난 13일에도 120명의 단체관광객이 배에 올랐다”며 “업계는 중국의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완전히 해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장쑤성의 초·중학교 학생 2,700여 명으로 구성된 수학여행단이 한·중카페리를 타고 인천을 방문했다.
한·중카페리 선박 대형화도 여객 수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과 롄윈강을 오가는 연운항훼리는 2017년 12월부터 기존 선박(1만6,000톤급)보다 2배 이상 큰 3만5,000톤급을 운항하고 있다. 위동항운도 지난해 9월 2만6,000톤급 선박을 3만322톤급으로 교체 투입했다.
IPA 관계자는 “한·중카페리 항로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정상화됐다”며 “여객을 늘리기 위해 인천에서 중국으로 가는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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