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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나라 맛보기 여행] <11>자바 문화 발상지, 인도네시아 '요그야카르타'

세계 최대 불교유적 '보로부두르' 자리잡아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 '프람바난 사원'도





지난해 아시안게임의 개최국 인도네시아는 1만8,000여개의 열도를 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 휴양지 발리는 드라마 배경지가 될 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이 나라는 ‘최대의 무슬림 국가’ ‘가장 큰 섬나라’ 등의 타이틀을 가진 동남아시아의 대국일 뿐이다.





인도네시아는 300여 민족이 약 700개에 달하는 다문화 국가이면서도 사회 통합에 성공, 경제 도약을 일궈냈다. 수도 자카르타가 위치한 주도(主島) 자바섬엔 반둥, 요그야카르타(족자카르타) 등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가 많다. 특히 4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요그야카르타는 한국으로 치면 경주에 비견될 만하다. 거대한 규모로 인해 주지사인 술탄(왕)이 자신만의 왕궁에서 강력한 자치권을 행사한다. 이 도시는 세계 최대의 불교 유적 ‘보로부두르’의 땅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와 나란히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프람바난 사원’ 역시 자리잡아 역사 문화의 보고로 통한다.

세계 최대 불교 사원 보로부두르.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가까운 나라임에도 요그야카르타행 직항 항공편은 없다. 인천에서 수도 자카르타로 간 뒤 국내선으로 환승해 이동해야 한다. 대한·싱가포르·케세이퍼시픽·가루다 항공 등이 60만~120만원대 다양한 가격의 비행편을 내놓고 있다. 기존엔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지만 2015년 이후 30일간 무비자 여행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 화폐 단위는 루피아(IDR)로 100루피아는 7원가량(2019년 기준)이다. 요그야카르타의 물가는 수도 자카르타에 견줘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다만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거래를 할 땐 반드시 흥정을 요구해야 한다. “Minta potong harga(깎아주세요)” “Minta diskon(할인해주세요)” 등 간단한 회화 정도는 익히고 가길 추천한다.

8~9세기 지어진 보로부두르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보다 300년 앞서 건축됐다. /사진제공=인터파크투어


요그야카르타 관광의 백미는 보로부두르다. 북쪽 정글에 위치한 보로부두르는 바라(bara)와 부두르(budur)의 합성어로 ‘윗동네의 절’이란 뜻이다. 8~9세기 건축된 이 사원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보다 대략 300년이나 앞서 지어졌다. 수많은 탑의 집합체로 멀리서 조망한 모습 역시 탑의 형체를 이룬다.

보로부두르는 안산암과 화산암을 활용해 거대한 규모로 지어졌음에도 반경 30㎞ 이내에 재료로 쓰일 만한 돌이 전혀 없다고 한다. /사진제공=인도네시아관광청


거대한 안산암과 화산암을 깎아 100만개가 넘는 벽돌로 쌓아올렸는데 약 1만4,165㎡에 달하는 면적에 높이는 35m에 이른다. 도합 350만톤에 육박하는 벽돌을 접착제나 못을 사용하지 않고 배수시설을 갖춰 쌓았다니 놀라울 뿐이다. 더구나 축조에 사용한 돌을 반경 30㎞ 이내에선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곳이 불가사의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복원 공사가 1973년부터 시작돼 10년여에 걸쳐 오늘날 모습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워낙 방대한 규모로 인해 부분적 작업도 이뤄진다고 한다. /요그야카르타=로이터 연합뉴스




수마트라섬을 중심으로 세력을 이룬 스리비자야 왕국은 불교문화를 이웃에 전파했다. 그로 인해 자바섬 동북부 사일렌드라 왕조에서 크게 부흥했다. 사일렌드라 왕조는 9세기 초 보로부두르 착공을 시작, 825년경 끝마쳤다. 자바섬 주도권이 힌두 왕국 산자야에 넘어간 이래 인근 머라피 화산 대폭발로 화산재에 묻히며 사원은 완전히 잊혔다. 이후 800년 이상 흙더미에 묻힌 사원을 영국의 총독 래플스가 찾아냈고 네덜란드와 유네스코에 의해 복원작업이 이뤄져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특이한 점은 504기의 불상 중 35%가량이 ‘머리’가 없는데 이는 식민지배자 네덜란드의 역사적 만행이다. 불교 왕국인 태국에 선물하고자 벌인 일이라고 한다.

세계 최고(最古) 힌두교 사원 프람바난은 자바 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사진제공=하나투어


이곳엔 또 거대한 프람바난 사원(군·群)이 있다. 9세기경 축조된 세계 최고(最古) 힌두교 사원이자 인도네시아 최대의 규모로 자바 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힌두교 3대 신 시바·비슈누·브라마를 모신 곳으로 삼신합일을 의미하는 ‘트리무르티’에 봉헌됐다. 크고 작은 찬디(석탑 모양의 신전) 240여개로 이뤄졌는데 시바 찬디가 가장 크다고 한다. 사각형 받침 한쪽 길이가 34m에 이르고 높이는 무려 47m에 달한다. 찬디 안의 석실엔 각기 다른 4개의 신상(神像)이 봉안돼있다. 이들 신상 중에선 전설 속의 공주 ‘라라 종그랑(날씬한 여성)’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데 그녀를 만지면 예뻐진다고 믿는단다. 시바 찬디 서쪽 석실에 모셔진 가네샤상 역시 까맣게 손때가 탔다. 코끼리 두상을 가진 그는 지혜의 신으로 불리며 코를 만지면 현명해진다는 믿음도 전해진다고 한다.

프람바난 사원의 ‘찬디’ 내부 석실엔 4개의 신상(神像)이 봉안돼있다. /사진제공=하나투어


‘악마가 하루 만에 지었다’는 전설에 따르면 이 사원은 본래 1,000개의 찬디를 호령해야 했다. 그러나 16세기 화산 폭발과 대지진으로 인해 부서졌고 80년이 넘는 작업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나마 되찾았다. 물론 지금껏 복원된 찬디는 20여곳에 불과하다. 무너진 돌조각을 퍼즐 맞추듯 쌓아올리는 까다로운 작업 방식에 재정 문제까지 겹쳐 더딘 속도를 보인다. 그렇지만 이슬람 국가에 자리한 두 개의 문화유산은 오늘도 전세계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말리오보로 거리에선 요그야카르타의 주요 행사가 열린다. /자카르타투어 유튜브 동영상 캡처


말리오보로 거리는 재래시장이 위치한 번화가다. 요그야카르타의 주요 행사·축제 등이 펼쳐지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름은 산크리스트어 꽃다발에서 유래됐고 이 지역 특산품인 ‘바틱(Batik·전통 방식으로 만든 천의 한 종류)’과 수공예품 쇼핑으로 유명하다. 손수건·쿠션을 비롯한 잡화와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파는 많은 상인들이 있다. 단돈 몇천 원부터 수십만 원에 이를 만큼 가격대가 제각각인데 대체로 정찰제 판매를 한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피곤함을 무릅쓰며 흥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워낙 저렴한 탓에 고작 몇백원 정도만 깎을 수 있다니 들인 품(?)에 비해 효용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한다.

주지사 격인 술탄이 거처하는 크라톤 왕궁. /사진제공=가루다항공


말리오보로 거리 남단엔 술탄이 살고 있는 ‘크라톤 왕궁’이 있다. 마타람 왕국의 멸망 후 1755년 하멩쿠보노 1세가 요그야카르타의 술탄으로 왕국을 세웠다. 그가 자신의 궁전을 이곳에 창건한 후 역대 술탄의 거처이자 행정청으로 활용됐다. 영국군의 공격으로 불에 타 소실됐고 1921년부터 1939년까지 재건 작업을 거쳤다. 현재는 하멩쿠보노 9세가 특별행정구 지사로서 거주하고 있다. 궁전은 크게 7곳으로 나뉘는데 일부는 일반인에 공개돼 궁정 생활상을 체험하게끔 하고 있다. 인근엔 소노부도요 박물관·알룬알룬 우타라 광장 등 관광지가 있다. /김태원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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