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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최후의 유통 1인자 되자"...편의점까지 뛰어든 '배송 치킨게임'

CU,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수도권 시작 5대 광역시로 확대

배달시장 규모 5년새 10배로

한해 20조 넘게 빠르게 성장

외식·홈쇼핑업계도 가세 예고

온·오프 유통사 경쟁 치열해져





# 건강을 위해 운동을 빼놓지 않는 A씨 부부는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야외운동 대신 다이어트 메뉴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직접 편의점에 가는 대신 CU 애플리케이션을 켜 집에서 반경 1.5㎞ 내 점포인 서울 종로구 혜화동 명륜CU점과 마로니에공원점의 재고 숫자를 확인하면서 쉬림프튜나샐러드(3,500원), 치킨찹찹샐러드(3,500원), 훈제계란 2입(1,800원), 반숙계란 2입(1,900원), 바나나 2입(1,200원)을 주문했다. 상품가격 1만1,900원에 배달료 3,000원을 합쳐 1만4,900원. 주말에 귀차니즘을 뚫고 나가는 수고로움을 덜어줬기에 배달료 3,000원이 아깝지 않았다. 이처럼 ‘오프라인 대표주자’인 편의점 매장마저 배달 서비스와 손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온라인 시장으로 들어왔다.

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와 배달 앱 ‘요기요’, 메쉬코리아 ‘부릉’이 삼각편대로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CU 배달 서비스’는 주문자가 배달 앱 ‘요기요’에 접속해 1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가까운 CU 매장의 상품들을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다. 편의점 역시 배달 서비스를 접목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세븐일레븐이 매장 전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CU도 같은 시기에 ‘부탁해’라는 앱으로 테스트를 했지만 유명무실한 수준으로 끝났다. 편의점 업계의 숙원사업인 배달 서비스가 CU와 요기요의 협업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배달 서비스는 수도권 30개 지점에서 가능하지만 오는 5월부터 5대 광역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이 배달 서비스와 손잡을 경우 전체 1만3,000여개 점포 중 50%가량에서 점주 동의만 있으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의 아마존’ 꿈꾸며 격화하는 배송경쟁=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 대형마트, 슈퍼에 이어 편의점까지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배달과 배송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거의 모든 유통 업체가 적자에도 불구하고 살벌한 ‘배송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뒤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틀어 ‘최후의 유통 1인자’로 살아남는다는 ‘큰 그림’이 있다. 한국의 아마존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으로 새벽 배송 등 각종 서비스는 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등 해외 사례를 봤을 때 앞으로 3년 내에 국내 유통 1인자의 자리가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배송 시장이 점차 커지며 이제 기존의 제조 업체 바코드가 아니라 특정 유통 업체 바코드가 상용화되고 있다”며 “누가 먼저 자신의 바코드를 표준화하고 이를 추적해 데이터를 쌓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최강자가 될지의 싸움이 지금 배송전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송 물품이 공산품을 벗어나 신선식품에 맞춰져 있는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이어 “공산품의 경우 가격경쟁이 심해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며 “2차, 3차 가공된 음식은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가격을 높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배송 시장은 ‘1대1’ 맞춤형 쇼핑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도구다. 백화점이나 마트를 가는 대신 온라인 쇼핑을 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원하는 물량을 원하는 시간에 받기를 원하는 맞춤형 시장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 맞춤형 시장에서 소비자의 손에 가져다주는 도구가 배송이기 때문에 배송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오세조 연세대 교수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쇼핑은 ‘도어 투 도어’ ‘맞춤형 마케팅’으로 심화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한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고객의 문 앞에 구현해주는 배송 시장은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보다 2배 성장…홈쇼핑 업체에 이어 외식 업체까지 가세=배달은 가장 뜨거운 시장인 이커머스의 성장을 앞지르는 시장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연간 평균 성장률이 15% 정도라면 배달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며 경이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음식 배달 시장은 2017년 15조원가량에서 지난해 20조원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 3,347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은 지난해 3조원(추정치)으로 5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볼륨을 키웠다.

오프라인에서 가장 편리하다는 편의점조차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오는 등 기후요소에 따라 거칠게는 내방고객이 20% 정도 감소한다. 이제는 편의점에 나가는 것조차 수고로움으로 인식되는 고객들에게 배달 앱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배달 앱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거의 양분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시장 점유율 55%, 뒤를 이어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와 ‘배달통’이 45%를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3개 브랜드가 전체 배달 앱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에 배송전쟁을 관망하는 분위기였던 편의점 업계에서도 배송전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GS25가 ‘1,600원’ 택배 서비스를 들고 나오자 1일 CU는 요기요와 협업해 편의점 상품 배달 서비스를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로켓 프레시’를 출범한 쿠팡은 강도 높은 마케팅을 통해 업계 1위 마켓컬리를 제쳤다. 상품 수를 늘리고 처음으로 TV CF를 실시한 마켓컬리는 지난해 매출 1,500억원을 올리며 4년 만에 30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몰은 기존 오전7시부터였던 배송시간을 오전6시로 당겼다. 백화점 가운데서는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7월부터 PB상품에 한해 새벽 배송을 시작했고 롯데백화점은 올 초 뛰어들었다. 여기에 롯데홈쇼핑과 CJENM 오쇼핑 등 대형 홈쇼핑 업체들도 올해 본격적으로 배송전쟁 참전을 예고한 상황이다. /김보리·변수연·허세민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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