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남성복이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우아함’을 입고 있다. 일명 ‘칼정장’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넥타이 부대의 모습도 사라지는 추세지만 대신 ‘클래식 수트 마니아’ 사이에서만큼은 화려한 디자인의 타이가 주목받고 있다. 커다란 실크를 수작업으로 7번 접는 ‘쎄떼삐에게(7-Fold)’ 수제 공법 방식으로 제작한 고급 넥타이가 대표적이다. 세븐 폴드 타이는 납작한 일반 넥타이와 달리 매듭을 크게 만들 수 있어 풍성한 느낌으로 모양을 잡을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편집숍 ‘지스트리트494옴므’는 세븐 폴드 타이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3개월 넥타이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0% 신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부드러운 소재의 원단과 화려한 실루엣의 넥타이는 나폴리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남성 패션의 특징”이라며 “특히 스카프처럼 풍성하고 우아한 연출이 가능한 세븐 폴드 핸드 메이드 넥타이에 대한 클래식 복식 마니아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목을 한 번 두를 수 있는 짧은 길이의 쁘띠 스카프도 인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갤럭시’는 올해 폴로·라운드 니트나 티셔츠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쁘띠 스카프의 물량을 전년대비 2배 늘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쁘띠 스카프는 넥타이를 대체할 새로운 라이징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슈트나 이너와 유사한 색상·패턴을 적용한 쁘띠 스카프를 매칭하면 우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 ‘라르디니’는 쁘띠 스카프의 유행을 반영해 이번 시즌 화보에서 넥타이 대신 고급스러운 스카프를 매치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쁘띠 스카프는 정장의 바깥 주머니에 꽂을 수 있는 포켓치프로도 활용할 수 있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
우아한 멋을 살려주는 디테일은 수트의 어깨 디자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어깨 봉제 방식을 셔츠처럼 주름지게 바느질로 만드는 ‘마니카 카마치아(Manica camicia)’ 공법으로 만든 수트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실루엣을 연출한다. 보통 어깨 부분에 들어가는 패드를 빼고 주름을 잡기 때문에 기성 정장보다 활동성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맞춤 셔츠의 진화도 눈에 띈다. 끝이 둥근 라운드 칼라, 깃이 넓게 벌어진 와이드 칼라 등 우아한 디테일을 적용한 맞춤 셔츠는 소비자가 개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와이드 칼라는 칼라의 각도가 180도에 가까워 가슴 주위의 볼륨감이 전해지며 칼라 끝이 둥글게 디자인된 라운드 칼라는 특별한 자리에 예의를 갖춰 입을 때 착용하는 것으로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맞춤정장 브랜드 ‘수트서플라이’는 와이드 칼라 셔츠 비중을 전년대비 65% 늘렸다. 현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2배 이상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30대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와이드 칼라 셔츠가 판매되고 있다”면서 “넓은 와이드 칼라 셔츠가 캐주얼하면서 세련되게 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판매가 좋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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