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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의 우드아카데미] 우드슬랩 테이블은 어떤 나무로 만들까

별다방 테이블(우드슬랩), 그것이 알고 싶다

Part. 3 우드슬랩에 사용되는 나무들의 종류와 특성 ★ ①

이번에는 우드슬랩 테이블에 많이 쓰는 수종을 하나씩 소개해보려 합니다.

수종에 대해서는 혼란스러운 정보가 많아서 자칫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드리지는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맞다’, ‘아니다’를 판정하기보다는 우리 곁의 다양한 수종에 대한 이야기들을 풍성하게 풀어 가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목재로서 수종을 다루게 될 예정이니 ‘나무’ 혹은 ‘식물’에 대한 사전적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우드데이터베이스나 식물도감을 참조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클라로 월넛(Claro Walnut) 테이블(왼쪽)과 블랙월넛(black walnut) 벤치가 잘 어울립니다.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아메리카 블랙 월넛(America black walnut)

첫 번째 소개 드릴 수종은 월넛입니다. 호두나무죠. 원산지는 페르시아이고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 분포되어있습니다. 월넛을 ‘호두나무’라는 식물의 관점이 아니라 목재로 바라볼 경우 몇 가지 수종이 주로 언급되는데 아메리카블랙월넛(America Black walnut), 잉글리쉬 월넛(English Walnut), 클라로 월넛(Claro Walnut), 바스톤 월넛(Bastogne Walnut) 등입니다. 그리고 이중 국내에서 월넛이라하면 주로 ‘아메리카 블랙 월넛’을 가리킵니다.

아메리카 블랙월넛, 즉 블랙월넛은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친숙한 나무일 겁니다. 연한 갈색 계통의 부드러운 줄무늬가 주는 느낌이 좋고, 단단하면서 가공이 용이해 세계적 디자이너나 인테리어 업체로부터 많은 인기를 누리죠. 목가구 거장으로 꼽히는 조지 나카시마도 블랙월넛을 주로 사용합니다. 프리미엄 활엽수재로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입니다. 참고로 블랙월넛도 고가의 수종이지만 앞서 언급한 잉글리쉬 월넛, 클라로 월넛, 바스톤 월넛은 훨씬 고가입니다. 희소성이 높고 강한 강도와 무늬도 훨씬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기회에는 다른 수종도 다뤄보겠습니다.

일본계 미국인 가구 디자이너 조지 나카시마의 코노이드 벤치(Conoid bench). 스티브 잡스가 집안 거실에 유일하게 들였던 가구로 유명하다. /출처=조지나카시마스튜디오


다시 블랙월넛 이야기로 돌아와 블랙월넛은 미국 5대호 주변의 아이오와, 오하이오, 미시건주 등에서 주로 생산됩니다. 중국과 이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지역에서도 월넛이 생산이 됩니다만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호두나무 열매를 얻기 위한 식재용으로 활용돼 우리가 쓰는 가구재로써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호두나무가 가구재로 쓰이려면 최소 50년 이상의 성장기간이 필요한데, 열매를 얻기 위해 키우는 호두나무는 수익성이 떨어져 50년까지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의 경우 넓은 영토에서 자생적으로 자란 호두나무가 많아 가구나 인테리어용 블랙월넛의 주요 원산지로 자리 잡을 수 있었죠.

블랙월넛이 우리나라 가구시장의 대세가 된 배경에는 약 20년쯤 세계를 휩쓸었던 ‘젠(Zen) 스타일’ 유행이 있을 겁니다. 일본의 ‘선(禪)’ 문화를 반영한 트렌드인데 동양적, 절제, 미니멀리즘, 직선, 흑백, 무채색 위주의 모노톤, 자연적 색감 등의 특징이 표현됩니다. 젠 유행은 말 그대로 폭풍처럼 세계 트렌드를 휩쓸었는데 당시 웬지(Wenge), 월넛(Walnut) 같은 짙은 컬러의 나무가 많이 활용됐습니다. 이전에는 벚나무(Cherry)나 너도밤나두(Beech) 컬러가 대세를 이뤘는데 이후 국내 많은 가구회사도 상품의 기본 컬러로 택하기에 이르렀죠.

하지만 월넛은 선호도가 높은 반면 공급이 적어 가격이 여타수종에 비해 비쌉니다. 때문에 보통 나무의 좋은 컬러나 무늬를 얇게 떠서 합판(MDF) 등에 붙여 사용하는 ‘무늬목’으로 작업되거나 수종 대신 ‘월넛 컬러’라는 색 이름의 한 종류로 활용되곤 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주변에 오리지널 블랙월넛 수종의 완제품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왼쪽 사진은 몽키포드 나무와 테이블이고 오른쪽은 아메리카블랙월넛과 테이블입니다. 세워둔 나무와 테이블로 연출했을때 느낌이 완전히 다르니 유의해서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특히 요즘에는 우드슬랩 자재로 비슷한 컬러를 품고 있는 다른 수종에 ‘보르네오 월넛’이나 ‘아시아월넛’ 등의 이름을 붙여 시장에서 판매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아메리카 블랙월넛과는 전혀 다른 수종이므로 구입 시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보르네오 월넛, 아시아월넛이 나쁜 품종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희도 취급하는 품목이지만 그저 아메리카 블랙월넛과는 2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는 나무죠. 제품 이미지들을 보시고 눈으로 익혀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래 제가 정리해둔 ‘블랙월넛 제대로 고르는 법’도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아메리카 블랙월넛 제대로 고르는 법



1. 명확하게 원산지와 수종을 물어보세요. ‘아메리카 블랙월넛’이 맞는지.

2. 우드슬랩 전체의 모양, 전체 결이 자연스러운지, 컬러가 안정감 있는지, 심재(목재 안쪽의 빛깔이 짙은 부분)·변재(바깥쪽의 옅은 부분)의 배치 등을 다양하고 넓게 보세요.

3. 상판을 먼저 고르시고 어울리는 발을 순서대로 고르세요. 상판만 보면 테이블로 완성된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 글의 사진들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4. 옹이가 있다면 잘 마감할 수 있는 상태인지 상의해 보세요(일부러 자연스럽게 옹이를 선호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5. 가격이 많이 부담스럽다면 북매칭(Book matching)되는 사이즈의 나무를 골라 가공을 상의해보세요. 북매칭이란 나뭇결이 서로 대칭되게 두 판 혹은 그 이상의 나무를 정렬해 마치 책을 펼쳤을 때처럼 좌우가 잘 어울리게 만든 제품입니다. 한 판 나무가 아니긴 하지만 대칭 효과가 반영돼 보기도 좋고 가치도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6. 가끔 너무 마음에 드는 나무인데 너무 커서 집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분할 활용’을 고려해보세요. 예컨대 나무가 3m 길이인데 너무 마음에 들지만 집에는 2m밖에 못 들일 경우 2m와 1m로 각각 분할해 큰 테이블과 작은 테이블을 만드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어디에도 없는 세트 제품이 생기는 셈이니 가치도 올라갑니다.

이처럼 몇 가지 아이디어를 넣어서 자신만의 나무를 가지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북매칭’한 나무(왼쪽)와 원목통판(가운데)으로 만든 테이블(오른쪽).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최정석은

나무를 사랑하는 20년 경력의 가구장이다. 온라인 인테리어 유통기업인 ‘스튜디오삼익’의 대표이사이자 나무 애호가들 사이 명성 높은 ‘죽산목공소’와 ‘우드아카데미’의 마케터,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우드아카데미는 필자가 함께 배우고 강의하는 목재 수업의 이름이자 목재해부학 박사님이신 정연집 선생님을 중심으로 여러 강사진과 회원들이 배움을 나누는 터이다. 필자는 자신이 배운 지식들을 다시 나눈다는 마음을 담아 칼럼 제목을 ‘우드아카데미’로 지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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