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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체외진단기기 선진입·후평가?...되레 허들만 더 늘어"

■체외진단기업협의회장 취임한 손 대표의 작심비판
"체외진단기 지역 병의원선 진입 불가
규제 줄이겠다는 대통령 약속 깨져
건보 등재·시범사업 신청절차도 복잡"

  • 우영탁 기자
  • 2019-04-22 17:15:12
  • 바이오&ICT
“대통령께서 체외진단기기 산업 육성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뚜껑을 열어보니 새로운 허들이 생긴 듯한 느낌입니다.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던데 오히려 더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보다 평가가 더 엄격해졌으니까요. 선평가 후평가인 셈이지요.”

지난달 21일 체외진단기업협의회장으로 취임한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보건복지부의 체외진단기기 ‘선진입 후평가’ 사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전보다 과정이 훨씬 더 복잡해졌다는 게 그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사람 몸에 직접 사용하지 않고 의사의 진료 편의를 위한 기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만 받으면 되도록 절차를 대폭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손 대표는 복지부의 체외진단기기 선진입 후평가 시범사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선진입이되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은 체외진단기기는 진단검사의학과 전공의나 병리학 전공의가 있는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는데 이 두 전공의는 사실상 종합병원급에나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실제로 필요한 지역 병의원에 진입조차 불가능하다. 국내 체외진단 기업 대부분이 독감진단키트 등 지역 병의원에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하고 있는 것과 상충된다. 손 대표는 “체외진단키트는 현장검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온갖 진단장비가 다 있는 종합병원에서 쓸 이유가 없다”며 “이는 복지부가 업계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건강보험 등재 절차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시범사업 안에 따르면 각 업체가 체외진단검사 평가유예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보고서를 마련해 신청하면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시범사업인지 회의를 열어 검토하는데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자체가 한 달에 한 번도 안 열리는 만큼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 이유다. 평가유예를 확인받은 뒤에도 의료기술의 건강보험 등재를 신청하고 병원에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손 대표는 “병원에 이를 신청하려면 마찬가지로 한 달에 한 번도 안 열리는 병원의 윤리위원회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를 거쳐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공의와 미리 접촉을 취하고 응당한 임상시험 보수를 제공해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분기에 한 번씩 사용량, 실시 의료기관, 실시 의사 등 근거 창출 과정을 보고해야 하는데 병원의 데이터를 우리 같은 업체에서 얻어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심지어 절차가 길어질 경우 복지부에서 신청을 철회해달라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절차, 자주 열리지 않는 위원회 때문에 신청기간이 길어질 경우 복지부 담당 공무원에게도 불이익이 가는 만큼 자진 철회 이후 재신청을 해달라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미 식약처에서 안전성을 입증받았는데 단일 건강보험제도라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악용해 복지부에서 이중으로 다시 임상시험을 진행하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애매한 신의료기술평가 기준 자체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만큼 보험 또는 비보험만 명기하면 되는데 평가 거부로 사각지대에 놓여 기술이 사장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차라리 식약처의 평가가 오래 걸리는 것은 이해합니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 당연한 일이고요. 하지만 지금 복지부의 안은 말이 안 됩니다. 애초 선진입이라고 할 때 저희는 당연히 임시보험코드를 줄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코드 사용내역을 통해 모든 임상자료가 가는 만큼 복지부에서 사용빈도부터 임상적으로 유해한지, 아닌지까지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의 50% 이상이 체외진단기기입니다. 이런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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