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한 남편이 의붓딸을 살해하는 현장에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 친어머니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네티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광주지방법원 이차웅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살인 및 사체유기 방조 혐의를 받는 유모(39)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현재 수집된 증거자료만으로는 유씨가 살인죄의 공동정범으로서 딸의 살해를 공모했거나 범행에 가담했다고 소명하기 부족한 점 ▲살인방조죄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 ▲사체유기 방조와 관련해 현재 수집된 증거자료만으로는 소명이 부족하거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광주 동부경찰서는 재혼한 남편 김모(31) 씨와 함께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경 전남 무안군 농로에 세워둔 승용차 안에서 딸을 살해한 혐의로 유씨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는 살해 다음날 김씨가 의붓딸의 시신을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 유기한 사실을 알면서 묵인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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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남편 김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유씨는 김씨보다 이틀 늦게 경찰에 체포된 후 남편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전날 심야 조사를 자청해 혐의를 인정했다.
김씨는 살인 및 사체유기로 전날 구속됐다.
유씨의 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을 통해 ‘사형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의견부터 ‘사회와 장기간 격리해야 할 비정한 엄마’ 등의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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