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제12대 황제인 영제는 매일 호떡만 먹다시피 했다. 당시 호떡은 지금처럼 길거리 간식이 아닌 상류층 별미였다. 중앙아시아에서 먹던 ‘난’이라는 밀가루 빵이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으로 전해진 게 호떡의 기원이다. 중국의 선진문물이 실크로드를 통해 중앙아시아로 전해졌다는 게 통념이지만 저자는 호떡에서 보듯 흉노족의 문명과 문화가 중원에 뒤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는 제목 그대로 음식의 기원과 유래를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책이다. 중국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생선·양고기·복숭아부터 통치 원리를 엿볼 수 있는 훠궈·동파육·돼지고기, 국제정세와 문화 교류 흔적이 남아있는 소주·후추·고구마 등 하(夏)·은(殷)·주(周)나라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식탁에 오르내린 음식을 통해 중국의 5,000년 역사를 들여다본다. 언론인인 저자는 ‘무엇이 중국인을 살찌웠나’를 역추적해야 중국의 진면모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시기를 풍미한 음식은 그 자체로 정치·사회·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긴밀한 코드라는 것이다. 1만4,000원.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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