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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커피, 무슨 맛이길래…새벽부터 200명 줄섰다

■블루보틀 한국 1호점 첫날

첫 대기 손님 7시간만에 입장

토트백부터 머그컵까지 싹쓸이

핸드드립 커피·감성에 '열광'

3일 오후12시반께 블루보틀 성수점이 수백명의 대기 인원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허세민 기자




마이클 필립스(왼쪽) 블루보틀 커피문화 총괄 책임자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블루보틀 성수점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며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강신우기자


3일 오전7시50분 지하철 2호선 뚝섬역 1번 출구 앞.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200명이 넘는 인파가 붉은 벽돌건물을 둘러싸고 길게 줄지어 섰다.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을 기다리는 대기행렬처럼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들떠 있다. 10분 뒤 파란색 병 모양 로고가 걸린 매장의 문이 열리자 오랜 시간 기다렸던 인파 사이에서는 “와우”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커피 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의 한국 1호 매장인 성수점이 문을 여는 순간이다.





이날 첫 손님은 자정부터 근처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커피 한잔에 7시간 동안 줄을 선 후 매장에 들어섰다. 블루보틀의 한국 상륙 첫날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아껴놓은 연차를 사용하면서까지 찾아온 고객도 있었다.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는 윤재현씨는 “일본으로 커피 여행을 갔다가 블루보틀 도쿄 1호점을 방문하고 ‘느림의 미학’에 꽂혔다”면서 “한국 1호점의 커피를 직접 맛보려고 연차를 썼다”고 말했다. 블루보틀 텀블러와 기념품들을 잔뜩 사 들고 나온 김빈스씨는 “평소 아무리 맛집이라고 해도 절대 줄 서서 기다리지 않는데 오늘은 오전6시부터 기다렸다”고 귀띔했다. 점심 무렵 대기행렬은 400여명까지 늘어났다. 대기시간은 3시간으로 늘었지만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블루보틀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조차도 이날 “한국 소비자들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이 찾아줘 놀랍고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소비자들을 열광하게 한 블루보틀은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커피광인 프리먼이 지난 2002년 론칭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5평짜리 차고를 빌려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판매하기 시작한 역사는 마치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의 스타트업 오마주 같기도 하다. 이런 창업 스토리와 열성적인 마니아층 등이 겹치며 ‘커피 업계의 애플’로 불린다. 세계 최대 식음료 회사인 네슬레는 블루보틀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2017년 블루보틀 지분 68%를 5억달러(약 5,7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미국(57개)과 일본(11개)에서 총 68개 매장을 운영 중인 블루보틀은 성수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한국에 3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블루보틀 서울 토트백./사진제공=블루보틀코리아




새벽 일찍 블루보틀을 찾은 소비자들은 블루보틀의 ‘감성’에 열광했다. 김인실씨는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람은 경쟁제품의 사양이 아무리 좋아도 사지 않는 것처럼 블루보틀도 다른 브랜드가 갖고 있지 않은 감성으로 차별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루보틀은 성수점 오픈을 기념해 ‘서울 토트백’과 ‘블루보틀 글라스 머그’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커피의 핵심인 맛에 이끌려 이곳을 찾은 시민도 여럿이었다. 블루보틀은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의 신선한 원두를 숙련된 바리스타가 손으로 직접 커피를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빠른 서빙’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블루보틀이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하지만 이날 블루보틀을 찾은 고객들은 커피가 내려지는 15분을 ‘행복한 기다림’이라고 표현했다. 김만중씨는 “블루보틀 커피는 머신에 의존하기보다 바리스타의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블루보틀을 방문한 정아름씨는 “커피가 나오는 동안 다양한 굿즈도 구경하고 블루보틀의 감성이 묻어난 매장을 둘러보면 15분이 긴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패션이면 패션, 음식이면 음식, 분야를 불문하고 항상 가장 좋은 것을 발견하려는 특별한 소비자”라면서 “고품질의 커피를 진정성 있게 생산하는 블루보틀을 한국 소비자들이 알아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임스 프리먼 블루보틀 창업자./허세민 기자


넘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블루보틀은 최근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일본 도쿄의 블루보틀 다이마루점에 드립머신을 최초로 설치한 것이다. 프리먼은 “다른 매장과 달리 바쁘고 번잡한 상권이기 때문에 실험적인 시도를 해봤다”면서 “성수점에서도 드립머신을 도입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블루보틀에서 판매되는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각각 5,000원, 라테는 6,100원으로 책정됐다. 에스프레소 기준 미국 3.5달러(약 4,075원), 일본 450엔(약 4,698원)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다. 블루보틀의 대표 메뉴인 ‘뉴올리언스’ 가격도 한국(5,800원)이 미국 4.35 달러(5,046원)나 일본 540엔(5,616원)에 비해 비싸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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