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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서 발 빼는 투자자, 채권형·사모펀드로 대이동

[시중자금 어디로]

국내주식형펀드 올 2조 순유출…해외주식형도 1조원 넘게 빠져

수익률 낮아도 안전성 우선 국내채권형에는 5.5조 몰려

투자규제 등에 공모형도 이탈…사모펀드는 없어서 못 팔 정도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지 않자 시중 자금 흐름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전통적 투자처로 평가받던 주식형펀드 등에서는 자금 유출이 멈추지 않는 반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포함한 파생상품을 비롯해 안정적 배당이 가능한 부동산펀드 등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양상이다. 특히 ELS의 경우 지난달 발행 규모만 총 9조원에 달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공모펀드 수익률에 실망한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끊임없이 유출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의 집계 결과를 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5월8일 기준) 2조2,191억원이 빠져나갔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순유출 규모도 1조3,79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하락장에서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이 올 초 수익률이 조금씩 회복되자 바로 주식형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증시가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주요국에 비해 회복세가 더뎌 이탈 자금이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 투자자들은 다른 투자처를 찾기에 바쁜 모습이다. 파생상품이 대표 사례로 이 중에서도 ELS로 몰리는 자금 유입은 뚜렷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ELS 발행규모는 총 9조1,8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월 말 발행규모(4조3,184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으며 한 달에 9조원 넘게 발행된 것은 ‘역대급’이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ELS는 코스피·홍콩H지수 같은 지수 등에 연동해 미리 약속한 범위에 있을 때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익을 주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중위험·중수익의 대표적 상품으로 꼽히는 ELS는 올해처럼 증시 불확실성 높고 박스권에 있을 때 최적화된 상품으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가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개인들은 주요국 지수가 급격하게 오르는 것도,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에 ELS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조원에 달하는 ELS 상환자금이 다시 이 상품으로 재투자됐다는 분석 역시 많다.

안정적 배당이 가능한 부동산펀드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도 두드러진다. 연초 이후 국내외 부동산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총 2,445억원에 달한다. 이 중 부동산대출펀드의 경우 핵심 지역은 4~5%대의 수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출시에 잇따라 나서고 있으며 KB자산운용의 ‘KB와이즈스타 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펀드의 경우 판매 10분 만에 완판됐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또 이탈리아 밀라노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밀라노 부동산 투자신탁 1호’도 판매 개시 3일 만에 목표금액(546억원)을 모두 마감했다. 강남의 한 PB는 “부동산의 경우 실물이 있는데다 이자수익이 있는 일종의 ‘인컴 펀드’여서 중년 이상 나이대의 은퇴자금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채권에 대한 관심도 크다. 올해 초 국내 채권형펀드에 쏠린 돈만 5조5,143억원에 달한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안전한 투자를 선택하겠다는 생각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들어선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 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이 4% 수준인 채권의 경우 시장에서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는 얘기도 많다”고 전했다.

아예 공모펀드에서 발을 빼는 대신 사모펀드로 이동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투자에 대한 규제가 많고 수익률도 썩 만족스럽지 못한 공모펀드 대신 ‘그들만의 리그’인 사모펀드로 이동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공모펀드의 경우 2016년 220조원이던 수탁액이 지난해 218조원으로 줄었다. 반면 사모펀드는 같은 기간 수탁액이 250조원에서 333조원으로 불어났다.

사모펀드로 이동하는 자금은 중위험·중수익을 원하는 거액 투자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는 하이일드채권, 채권 레버리지, 메자닌, 프리IPO 주식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취한다. 대형 증권사의 한 상품담당 임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이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나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크게 줄었다”면서 “중수익 이상을 꾸준히 내주는 사모펀드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의 위험성향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 역시 적지 않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파생상품의 경우 편입하는 기초자산 수가 많아지고 조기상환 구조도 복잡해져 투자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정 자산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미상환액이 늘어나는 등의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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