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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재산 은닉·불법 임대 등 횡행…슈퍼카 화려함 속 감춰진 짙은 그늘

일명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소유로 알려진 슈퍼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왼쪽)와 부가티 베이론(오른쪽)./연합뉴스




슈퍼카의 화려함 이면에는 그늘도 짙다. 졸부나 범죄자들이 부를 과시하는 용도로 슈퍼카를 보유하다 파산이나 인신구속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재산 은닉용이나 비상금 확보용으로 활용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이를 노린 추가 범행도 일어난다.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탄 이희진씨의 부모가 살해된 것도 이씨가 보유하던 슈퍼카의 매매대금을 노린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슈퍼카를 몰아보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불법임대 행위도 횡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청담동 주식부자 부모 살해 사건에 슈퍼카의 대명사 격인 ‘부가티 베이론’이 등장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 부가티는 이씨 형제가 주식투자자로 이름을 날리던 시기에 이들의 재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들 형제는 2016년 9월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당시 법원이 소유재산을 가압류 조치하면서 자금줄이 묶였다. 그러나 이씨 동생은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가압류 등을 해제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하는 해방공탁을 신청했고 슈퍼카 등 일부 재산의 동결 조처가 해제됐다. 3월 부가티는 15억원가량에 팔렸고 이씨 부모는 아들로부터 차량 판매대금 중 일부를 건네받은 당일 살해됐다.

갑질 폭행과 엽기 행각으로 공분을 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도 지난해 11월 구속을 앞두고 본인 소유의 슈퍼카인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등을 중고차 시장에 내놓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범죄수익금으로 재산이 몰수되기 전 양 회장이 비상금으로 쓰기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설령 범죄수익금 환수 차원에서 피해자 측이 가해자의 슈퍼카를 매각하려고 해도 담보권 분쟁에 휘말려 오랜 시일이 걸리기도 한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당시 파산한 도민저축은행의 채모 전 회장과 예금보험공사가 수입가 기준 17억원에 달하는 슈퍼카 3대의 소유권을 놓고 벌인 다툼에서 1·2심의 판결이 엇갈렸다. 1심은 예금보험공사에 소유권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았다. 이들은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슈퍼카는 불법임대에도 등장한다. 일반 차량 번호판을 부착한 슈퍼카를 빌려 마치 자기 차량인 양 과시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범죄가 벌어지는 것이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9월 슈퍼카 70여대를 불법임대해 7개월 만에 1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불법 차량임대업자 등 15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슈퍼카 불법임대 등은 현행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범죄수익금 환수 차원에서 슈퍼카를 압수하는 문제 등은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어서 애매한 경우가 많다”며 “법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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