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입국장 면세점 개장을 앞두고 현재 600달러인 면세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두고 정부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면세 한도 제외 상품인 술과 담배·향수 등의 구매액을 포함해 면세 한도를 1,000달러까지 높여야 한다는 쪽과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내 입국장 면세점 두 곳이 오는 31일 문을 여는 시점에 맞춰 면세 한도를 올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면세 한도는 여행객이 출국장·시내 면세점 또는 해외 쇼핑 후 국내로 반입하는 물건에 대해 일정금액까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제도다. 지난 2014년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한 이후 현재 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면세 한도와 관련된 논의는 입국장 면세점의 ‘흥행’과 맞물려 이뤄지기 시작했다. 여행자가 출국장이나 시내 면세점, 해외에서 면세 한도를 채울 경우 입국장 면세점 이용객이 적을 수 있는 탓이다.
면세 한도를 올리자는 의견은 주로 관세청을 중심으로 나온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면세 한도를 1,000달러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별도의 면세 한도가 있는 술과 담배·향수 구매액을 포함한 가격이다. 현재 면세 한도 600달러와 별개로 술은 400달러·1리터·1병, 담배는 1보루, 향수는 60ml까지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주변국의 사례를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의 면세한도는 각각 20만엔(약 1,790달러)과 5,000위안(약 742달러)으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면세 한도가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마찬가지로 국제 비교 수치를 근거로 삼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면세 한도가 576달러로 우리나라보다 낮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면세 한도 역시 430유로(약 480달러)에 그친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면세 한도 상향을) 검토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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