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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웨이고 택시' 불러도 잡히지 않는 '진짜' 이유

시간대 상관 없이 호출이 힘든 웨이고 택시

수요에 비해 공급 턱없이 모자라

호출비 3,000원에 대한 승객 불만도 존재

전문가 "시장 커지면 문제 해결될 수 있어"

/연합뉴스




승객의 목적지와 상관없이 가까운 지역에 있는 차량을 배차해 승차거부를 막겠다고 나온 웨이고 택시. 하지만 정작 출근 시간이나 심야 시간 등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차량을 배차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습니다. 호출 버튼을 계속 눌러봐도 돌아오는 건 ‘모든 웨이고 블루 차량이 운행 중’이라는 문구 뿐. 승차거부 없는 택시에게 ‘승차거부’를 당한 것과 같은 느낌마저 드는데요. 택시업계의 병폐를 바로 잡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한 웨이고 택시. 도대체 무슨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일까요?

/사진=타고솔루션즈 홈페이지 캡처


웨이고 택시는 지난 3월 세상에 나왔습니다. 서울·성남 지역 택시회사 50곳이 만든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손잡고 탄생시켰죠. 웨이고 택시는 승차거부 등 기존 택시들이 갖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해 운송 서비스를 높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택시 서비스 질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납금 제도 대신 완전 월급제를 도입했습니다.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면 자기 소득이 줄어드는 구조 때문에 운행 거리에 따라 승객을 선택해서 받는 ‘승차거부’를 없애기 위함이었죠. 또 기존 택시와의 차별을 두기 위해 기사들에게 서비스 교육을 시키고 ‘4무’(불친절·난폭·과속·말걸기 없는)서비스를 도입해 출시 초기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꽃길’만 걸을 것 같던 웨이고 택시, 출시 한 달 만에 비판에 직면합니다. 웨이고 택시는 두 가지 이유로 비판을 당하고 있습니다. 일단 시간대 구분 없이 택시 배차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기자들이 직접 택시 승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인 출근 시간(아침 7~9시)과 심야 시간(밤 10~12시), 승객이 가장 없다는 시간대(오후 2~4시)로 나눠 웨이고 택시를 호출해봤습니다. 시청과 여의도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30분 넘게 호출을 해봤지만 웨이고 택시는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적기 때문입니다. 현재 운행 중인 웨이고 택시는 총 200여 대. 프리미엄 택시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숫자죠. 공급이 충족되지 못한 데에는 완전 월급제로의 전환에 대한 택시회사와 기사, 서비스 제공업체 간의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웨이고 택시를 운영하는 타고솔루션즈는 어떻게 설명할까요?

“근로 계약과 새 차를 구입해야 하는 부분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근로 계약을 바꾸는 게, 50년 동안 사납금 제도를 하다가 급여를 얼마나 책정하고 근무 관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노조도 걱정하는 부분이다. 급여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사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 그 과정이 마무리되면 공급이 늘어날 것 같다. 15~20개 회사를 더 참여시켜 하반기에는 1,000대 이상을 더 투입시킬 것이다.” (강순구 타고솔루션즈 부사장)





법인택시만으로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지난해 9월 기준 서울에서 운행 중인 택시는 총 7만1,839대입니다. 그중 법인택시는 1만9,637대에 불과하죠. 나머지 4만9,140대는 모두 개인택시입니다. 개인택시를 사업에 끌어들인다면 공급의 숨통을 틔워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타고솔루션즈는 “개인택시 기사 중 서비스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도 투입 시키려고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요공급 문제와 함께 또 지적되는 문제점은 3,000원이라는 호출비입니다. 웨이고 택시의 요금은 기존 택시 미터기 요금에 호출비 3,000원을 더해 책정됩니다. 이 호출비는 기사들의 완전 월급제 정착에 쓰입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거리를 이동하는데 기본요금에 상응하는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데에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 택시 요금마저 올라 부담은 한층 더해졌죠.

“지금은 일단 소비자 선택에 맡겨두고 나중에 비슷한 어플 회사가 많이 출현하게 된다면 경쟁이 붙어 수수료를 더 높게 받고 싶어도 못 받거든요.”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물론 웨이고 택시는 도입된 지 채 2개월이 되지 않은 신생 서비스입니다. 그만큼 보완할 것도 많다는 얘기죠. 비슷한 목적으로 출범한 티원택시나 우버택시도 같은 문제점에 직면해 있기에 서비스 전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택시 업계 스스로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출시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웨이고 택시 등 승차거부 없는 택시 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이 좀 더 확대돼야 택시 업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약제로 운영 중인 ‘마카롱 택시’ 같은 것들도 있는데, 공급은 몇 대 안 되는데 예약은 많이 들어 온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런 식으로 가야 하거든요. 그게 바로 서비스의 확장이죠.”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택시 업계와 소비자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탄생한 웨이고 택시. 지금의 위기를 넘고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한계를 넘지 못한 ‘용두사미’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될까요?
/이종호기자 ·박원희인턴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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