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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혁신 좌담]"부처마다 R&D 과제 쪼개지고 중복돼..연구자 공모 늘리고 기초·응용·개발 종합접근해야"

■ '정부 R&D 혁신방안' 좌담
양적성장 이뤘지만 비효율 여전
연구자 주도 방식도 정량평가 매몰
사업화로 이어질 생태계구축 시급
출연연마다 '각자도생' 뿌리뽑고
대학 등과 힘합쳐 기술혁신해야

[R&D혁신 좌담]'부처마다 R&D 과제 쪼개지고 중복돼..연구자 공모 늘리고 기초·응용·개발 종합접근해야'
신은정(왼쪽부터) STEPI 제도혁신연구단장, 이승복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이민형 STEPI 선임연구위원,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황석원 STEPI 혁신시스템연구본부장이 대전 소재 IBS에서 본지와 ‘R&D 혁신방안’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고광본선임기자

“정부 연구개발(R&D)이 혁신성장과 유리된 측면이 있습니다. 부처별로 과제가 너무 쪼개져 있는가 하면 예전과 비슷한 기획이 양산되고 평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합니다.”

과학기술 정책 전문가들은 지난 20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주최한 ‘시스템 전환을 위한 연구제도 혁신’ 주제의 포럼이 끝난 뒤 본지와 정부 R&D 혁신방안에 관한 좌담회를 열어 “과제 수를 줄이는 한편 기초연구를 비롯해 연구자가 제안하는 공모 방식을 늘리고 기초·응용·개발연구에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 2기 연구제도혁신기획단장을 지낸 이승복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과제 숫자가 너무 많아 몇천만원짜리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현 정부에서 연구자 제안 방식의 기초연구를 2배로 늘리기로 했는데, 정부 R&D에서 연구자가 제안하는 방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20조5,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R&D 예산의 과제는 2017년 기준으로 6만1,000개가 넘었다. 문재인 정부는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 규모를 출범 첫해인 2017년의 1조2,600억원에서 오는 2022년 2조5,200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다만 이 교수는 평가방식과 관련해 “연구자 주도 방식이라도 기존 방식이 적용된다”고 했다. 현재는 R&D 기획·선정·평가절차에 정성평가가 가미되지만 대체로 정량평가에 매몰돼 연구자의 자율성·창의성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조황희 STEPI 원장은 “지난 50여년간 R&D에서 큰 폭의 양적 성장을 이뤘으나 이제는 혁신성장의 동력이 되기 위한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신은정 STEPI 제도혁신연구단장은 “단기적·비전문적 연구기획, 평가·관리행정의 비효율성, 지원구조 경직, 부처 간 칸막이에 따른 조정연계 미약이라는 문제가 있다”며 “R&D 컨트롤타워 기능 부족, 산학연 역할 중복, 출연연의 역할 정립 부족도 주요 이슈”라고 지적했다. 황석원 STEPI 혁신시스템연구본부장은 “R&D 투자를 정부가 세세하게 결정하기보다 과학기술인과 기업이 주도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기초·원천연구도 예타를 거치며 정부가 주도하고 출연연의 기관 출연금 사업조차 세부단위까지 과기부·기획재정부·국회의 승인을 받는 구조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R&D혁신 좌담]'부처마다 R&D 과제 쪼개지고 중복돼..연구자 공모 늘리고 기초·응용·개발 종합접근해야'
신은정(왼쪽부터) STEPI 제도혁신연구단장, 이민형 STEPI 선임연구위원, 이승복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황석원 STEPI 혁신시스템연구본부장이 대전 소재 IBS에서 본지와 ‘R&D 혁신방안’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고광본선임기자

이민형 STEPI 선임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북돋우며 기초연구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R&D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연구자들이 흔히 정부의 지원 부족을 얘기하는데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R&D 혁신이 정부의 혁신성장 전략과 유리된 채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본지가 최근 대학과 출연연·기업 등의 연구자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0%가 ‘논문이나 특허의 질이 취약하다’는 데 동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학과 출연연의 기술이전료 수입도 각각 774억원(2017년)과 957억원(2018년)으로 특허 출원·유지·등록비용을 제하면 ‘속 빈 강정’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출연연은 과제 수주를 위한 PBS 제도로 단기 양적 연구성과가 중심이 되고 기관별로 각자도생의 문화가 뿌리내렸다. 이를 도전적·통합적 혁신연구로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 출연연과 대학이 기초·원천연구를 공동 수행할 때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 융합을 통해 기술과 신산업·사회·지역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주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은 “현장에서는 계속과제의 연구비 감소와 신규과제 양산으로 성과창출보다는 제안서가 중요하다고 한다”며 “새롭지 않은 기획이 양산될 우려가 있고 R&D 예타 주제 선정과 예산 규모의 불공정성이라는 이슈도 있다”고 밝혔다. /대전=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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