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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서 입은 레깅스, 건강 해칠 줄이야

사이클·요가·피트니스 때 즐겨

질염·습진·남성 난임 등 위험↑

고압박 제품은 혈액순환 방해

‘노출의 계절’을 맞아 젊은층 사이에서 허리를 드러내는 패션이 유행하고 몸매 관리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운동에 최적화된 레깅스 또는 레깅스 스타일의 스포츠웨어는 신축성이 좋고 움직임이 편한데다 몸매를 드러낼 수 있어 사이클·요가·필라테스·수영·피트니스·등산을 할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즐겨 입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레깅스를 장시간 착용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이어트 효과를 높여주는 고압박 레깅스라면 더욱 그렇다. 고압박 레깅스는 하복부를 강하게 압박,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복부를 차게 함으로써 생리통·생리불순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움직임에 따라 여성의 질·외음부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소음순 변형으로 인한 가려움증, 세균성 감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날이 더워져 지금은 발열 레깅스를 입는 철은 아니지만 제품의 특성상 습기와 땀이 더욱 잘 생겨 질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종수 강동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질염은 성기가 습해지면서 세균·곰팡이·바이러스가 질 내부에 증식해 생기는 질환”이라며 “초기 질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자궁으로 번져 자궁내막염이나 난소염, 만성 골반통 등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도 안심할 수 없다. 레깅스를 입고 장시간 사이클·달리기 등을 하면 사타구니·항문·허벅지 주위에 습진이 생기거나 고환의 온도를 높여 정자의 운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양대열 강동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고환 온도가 반복적으로 상승하면 고환 주위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남성 난임을 유발하는 정계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장시간 운동 후 고환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음낭 내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 혈관이 확장돼 꼬불꼬불 엉키고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남성 난임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거나 혈류 정체로 고환 주위에 독소가 축적되거나 정액 내 활성산소가 증가하면 정자·남성호르몬 생산 기능이 저하된다.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서 있는 자세에서 왼쪽 음낭에 구불구불한 정맥류가 보이거나 만져지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성인은 난임 때문에 내원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미세현미경 수술로 문제가 있는 일부 혈관을 제거하면 정자의 수와 운동성 등이 개선돼 자연임신이 가능해진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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