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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단기 금리 역전 심화에 엔화도 급등…글로벌 자금 대이동

[짙어지는 글로벌 'R의 공포']

☞ 장단기 금리치 : 3개월물 > 10년물

☞ 엔화 : 달러당 107엔





날로 격화하는 무역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 우려가 또다시 시장을 짓누르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 국채와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의 도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그나마 세계 경제 성장세를 이끌어온 미국의 제조업 경기마저 약 1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고 글로벌 경기의 가늠자인 세계 제조업 지수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자 ‘R의 공포’에 대한 우려는 시시각각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정보업체인 마켓워치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2.07%까지 떨어져 2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며 2% 붕괴 직전까지 바짝 다가섰다. 채권은 수요가 증가해 값이 오르면 금리는 떨어진다. 10년물 국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경기침체의 전조로 꼽히는 3개월물 단기 국채와의 금리역전 현상은 연일 벌어지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올해 말에는 10년물 금리가 1.7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자본시장의 대표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에 도피 자금이 몰리면서 이날 장중 사상 최저치인 -0.219%선을 기록했으며, 트리플 A등급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국채 10년물도 -0.03%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졌다. 일본 엔화가치는 이날 뉴욕 시장에서 달러당 107.99엔을 기록한 데 이어 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장중 달러당 107엔대로 상승했다. 상품시장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제 금값 역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온스당 1.3%(16.80달러) 오른 1,327.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무역전쟁 전방위 확산 조짐에

美 제조업 PMI 10년만에 최저

세계 PMI도 49.8…경기위축 시사

반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 속에 원유 가격은 연일 하락세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도 글로벌 경기 둔화가 원유 수요 감소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돼 배럴당 0.5%(0.25달러) 내린 53.25달러에 장을 끝내 4거래일 연속 추락했다.



이처럼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것은 미국발 무역전쟁이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49.8로 전달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 부채위기가 지속되던 201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시사한다. 세계 경기 순환의 출발점 역할을 하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하락은 미중 무역전쟁 속에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를 보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으로 경제활동이 급격히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의 제조업 부진도 심화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지면서 5월 PMI가 49.4로 3.7포인트 떨어졌으며 유로권도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 전망이 악화하며 47.7에 그쳤다.

10년물 ‘사자’에 2% 붕괴 코앞

금값도 온스당 1,327弗 1.3% 쑥

濠·美 등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서

중국으로만 겨누던 무역전쟁의 총구를 유럽연합(EU)·멕시코·인도 등으로 확대하고 있는 미국의 제조업 PMI는 50.5로 전달보다 2.1포인트 하락하면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경제가 이달까지 120개월 연속 경기 확장을 기록하고 다음달 최장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면서도 “무역전쟁 확대와 금리 불확실성, 재정적자 증가 등 불확실성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최근 53명의 경제 전문가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내년 말 미 경제가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는 답변은 3개월 전 35%에서 60%로 늘었다.

문제는 경기 둔화의 주요인인 무역전쟁이 갈수록 확전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단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과 멕시코 간 무역분쟁도 한층 격화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할 확률을 40%에서 60%로 높여 잡았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히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 수입품 모두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투자 감소가 악화하며 9개월 내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경기가 불안해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미처 정상화되기도 전에 다시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약 3년 만의 금리 인하로 호주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5일 발표될 호주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1.8%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현재 올해 말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확률을 80%까지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예상보다 급격한 경기 둔화시 일종의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연준이 조만간 정책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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