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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아이돌 캐스팅 뮤지컬 시장에 毒 될라

문화레저부 연승 기자





“뮤지컬 대본리딩 연습에도 잘 안 나오더라고요. 솔직히 이번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최근 아이돌을 주연으로 내세워 공연을 올리려는 한 뮤지컬 기획사 관계자의 푸념이다. 그는 “티켓 파워가 있는 아이돌을 캐스팅하면 흥행이 보장된다”면서도 “솔직히 작품의 질은 보장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무리한 아이돌 캐스팅으로 인해 뮤지컬 시장이 확대되고 관객 저변이 넓어졌지만 이런저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블록버스터 뮤지컬에 출연한 한 인기 아이돌은 대본 리딩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일주일에 한 번 나올까 말까였다고 한다. 제작사는 가창력이 뛰어난 그의 노래 실력을 일단 믿고 어쩔 수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가창력과 연기력이 기대 이하이고 상대 배우와 호흡이 엉망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또 올해 공연했던 한 대작 뮤지컬에서도 주인공 아이돌이 바쁜 스케줄을 이유로 연습을 거의 하지 않은 채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들 아이돌 출신의 회차 티켓은 상당수가 팔려나갔다. 제작사가 아이돌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아이돌을 무대 위로 올리면서 공연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에는 한 명의 배우가 한 배역을 연기하는 ‘원 캐스트’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더블 캐스팅은 예사고 4명을 섭외하는 쿼드러플까지 감행하는 바람에 작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매 회 다른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무대 위 순간의 예술이다. 이 때문에 대본리딩·리허설 등이 매우 중요하다. 연기 경력이 거의 없는 배우가 대본리딩에도 참여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공연을 올리기 어렵다. 뮤지컬은 국내 공연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크다. 아이돌 출신 배우는 새로운 시장과 새 얼굴을 탄생시켜 뮤지컬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충분한 연습과 훈련이 없는 배우들이 주연 자리를 꿰찬다면 장기적으로 뮤지컬 시장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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