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일색인 포켓워치와 달리 리차드 밀의 투르비용 포켓워치 RM020은 스퀘어와 토노의 중간자적 모습으로 파격적인 형태를 갖췄다. 사각의 창으로 들여다 보이는 무브먼트는 리차드 밀이 갖고 있는 특유의 건축미는 물론 각종 특수 기법을 적용한 정교한 피니싱으로 복잡함과 정교함을 드러낸다.
케이스를 자세히 살피면 다른 리차드 밀 시계와 마찬가지로 케이스의 상·하부와 케이스 밴드(중간 케이스)까지 총 3개의 층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케이스 밴드는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한 5등급 티타늄을 사용했고, 상·하부는 5등급 티타늄 혹은 18캐럿 화이트 또는 레드 골드 소재로 완성했다. 케이스의 사이즈 62×52mm, 두께 15.6mm의 대담한 크기로 사용하는 이의 개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이목을 끌기에 차고 넘친다.
2개의 태엽통을 탑재해 10일간의 긴 파워 리저브를 보장하는 수동 와인딩 방식의 칼리버 RM020(시계 이름과 같다)은 투르비용이 장착되어 있어 시계의 정확성을 방해하는 중력의 영향을 상쇄한다.
또한 체인과 연결된 12시 방향 크라운에는 ‘토크 제한’ 기능이 있어 필요 이상으로 동력을 축적할 시 태엽의 압력이 높아지거나 와인딩 부품이 부러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신소재를 시계 산업에 도입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브랜드답게 베이스플레이트는 카본 나노섬유로 완성했다.
크라운과 연결한 12시 방향의 체인은 160여 년간 시계 부품을 제작해온 슈발 프레르(Cheval Freres)와의 협업으로 완성했는데, 이는 쉽게 분리할 수 있고 분리된 시계는 별도로 마련한 거치대 위에 올려 탁상 시계로 활용할 수 있다. 참고로 체인과 클래스프, 크라운 커버와 스탠드를 제작하는 데에만 총 580여 차례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부품의 수만해도 189개에 이른다.
이처럼 리차드 밀의 혁신과 정통 워치 메이킹, 포켓 워치라는 과거의 유산의 현대적 계승까지 아우르는 RM020은 현존하는 최고의 매력적인 시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최초로 한국에 입고된 RM020은 7월 한달간 리차드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한 모델인만큼 사전에 전화로 예약을 해야만 만나볼 수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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