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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_창업을_응원해]"체험이 미래다"…한국판 '슬립노모어' 꿈꾸는 유니크굿컴퍼니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인터뷰

체험형 플랫폼으로 사회 문제 해결하는 유니크굿컴퍼니

文 대통령 스웨덴 방문 당시 6개 소셜벤처 중 하나

올바른 역사 알리는 '작전명: 소원' 게임… 5만명 참여 이끌어내

"문화예술 영역으로 사업 범위 넓힐 것"

명함은 사업가의 또 다른 ‘얼굴’이다. 사업 파트너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표현 수단이 된다. 명함에 이름, 소속과 같은 기본 정보 외에도 좌우명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새겨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성수동 공유 오피스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는 얼룩말을 새겨넣은 ‘유니크’한 명함을 내밀었다. “회사의 모든 직원은 명함에 자신을 나타내는 동물을 그려 넣어요. 저는 사람의 지문처럼 개체마다 서로 다른 무늬로 독특함을 뽐내는 얼룩말을 선택했어요. 독특해야 선택받고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잖아요.”

‘독특함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그녀의 가치관은 사업모델에도 반영됐다. 이 대표가 세운 소셜 벤처 유니크굿컴퍼니는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톡톡 튀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솔루션 회사다. 체험형 게임 플랫폼 ‘리얼월드’처럼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플랫폼을 통해 참가자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만들고 동시에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사진제공=유니크굿컴퍼니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양쪽 대안이 가지고 있는 공통 속성은 모두 제거하고 각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영역을 비교해요. 최종 선택은 가장 유니크한 지점에서 일어나는데 미국의 한 교수는 논문에서 이를 ‘유니크굿(Unique Good)’이라고 표현했어요. 이 개념을 기억하기 위해서 사명으로 사용했어요. 오늘날처럼 시청각 정보가 넘쳐 나는 시대에서는 보고 듣는 것을 넘어서는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체험이야말로 선택이 일어나는 유니크굿이라고 할 수 있죠. 소비력이 높은 나라일수록 경험 소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향후 오프라인에서 ‘리얼월드’ 같은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거에요.”

이 같은 미래 지향적인 사업모델로 유명해진 유니크굿컴퍼니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국빈방문 당시 국내 대표 소셜벤처로 동행했다.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는 6명의 소셜벤처가 중 유일한 여성 대표였다.

◇“체험만이 기억된다”= 유니크굿컴퍼니의 대표 사업 중 하나는 체험형 게임 플랫폼 ‘리얼월드(Real Word)’다. 도서관, 박물관 등의 공간에서 리얼월드 애플리케이션과 키트를 이용해 미션을 수행하는 일종의 현실판 ‘런닝맨’이다. 현실 공간과 어울리는 스토리를 따라 게임이 진행되는데 참여자가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해당 공간에서 남다른 의미를 얻을 수 있다.

유니크굿컴퍼니는 최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잡고 ‘작전명: 소원’이라는 리얼월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독립을 꿈꾸는 비밀결사단체의 요원이 된 참가자가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독립자금을 찾아내 이를 전달하는 미션이었다.

체험형 게임 플랫폼 ‘작전명 소원’/사진제공=유니크굿컴퍼니


“젊은 학생들이 3.1절(삼일절)을 ‘삼점일점’이라고 읽고, 친일파인 이완용을 독립투사로 알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주입식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죠. 경험을 통해 직접 역사를 체득하고 스스로 찾아보며 공부할 수 있도록 리얼월드를 활용했어요. 예상 참여자 수는 만 명 정도였지만 두 달 넘는 기간 동안 5만 명이 참여하며 인기를 끌었죠. 참가자들은 3시간 동안 미션을 수행하며 서울 시내를 누비게 되는데 이때 주변의 상권까지 활성화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어요. 오는 8월 안에 작전명 소원을 한 번 더 선보일 계획입니다.”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오픈더빙플랫폼 ‘헬렌(Helen)’도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업 모델 중 하나다.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시청각 자료는 늘었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의 정보 접근성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자막이 깔린 다양한 영상을 음성으로 녹음하는 것으로, 전 세계인 누구나 사이트에 접속해서 목소리를 기부할 수 있다”며 “서비스 개발 당시 아이디어 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성을 인정받아 하나금융그룹 주최의 사회혁신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전 그는?…어디서나 눈에 띄는 ‘낭중지추’= 유니크굿컴퍼니를 세우기 전 이 대표는 누구보다도 충성심이 강한 대기업 직원이었다. 100% 이상의 능력을 펼쳐 보일 필요가 없는 조직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책을 쓰고 유튜브를 촬영하며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현재까지 그가 출간한 책은 4권이다. 이마트 인사팀 직원으로서의 인사이트를 담은 ‘회사는 미래의 당신을 뽑는다’와 대기업 여성 직장인이자 아내로서의 삶을 실은 에세이 ‘여자는 아내가 필요하다’, 퇴사 고민을 시작할 무렵 출간한 ‘나는 아직 준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초 공동집필한 ‘유니크굿’ 등이다. 이 중 3권이 이마트 재직 시절 세상에 나왔다.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가 송인혁 대표와 함께 집필한 ‘유니크굿’/사진제공=유니크굿컴퍼니


특히 이 대표는 인사팀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영감을 받았다고 돌이켰다. “몸은 기업에 묶여 있었지만 사회 각 분야의 연사를 초청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시야는 세상을 향해 크게 뻗어 나갈 수 있었어요. 이곳에서 현재 유니크굿컴퍼니의 공동 대표인 송인혁 대표와도 만나게 됐죠. 송 대표는 당시 지식공유플랫폼 ‘TEDx(테드엑스)’와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기획한 혁신적인 인물이었는데 이 분이 ‘경험의 시대’가 온다는 내용의 강의를 발표할 때 크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마침 회사에서도 스타필드를 열기 전 고객의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리얼 월드’를 실현하고 싶었지만 대기업의 일개 직원으로서는 불가능했어요. 2017년 회사를 나오고 바로 그 해에 유니크굿컴퍼니를 차리게 됐습니다.”

일주일의 짧은 고민 끝에 회사를 박차고 나올 만큼 당시 이 대표의 자신감은 넘쳐났다. 무엇을 해도 회사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대기업의 보고 체계에 익숙했던 덕에 거래처와의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유니크굿컴퍼니는 창업 첫해인 2017년 1억 6,0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매출 2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직원이 ‘주인’되는 회사로 = 소셜 벤처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스웨덴에서 이 대표는 새로운 체험형 게임 플랫폼을 개발하고 돌아왔다.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며칠 더 스웨덴에 머물며 대표 관광지인 감라스텐을 기반으로 한 신규 게임을 선보인 것. 이 역시 작전명 소원과 마찬가지로 한정된 공간에서 단서를 찾으며 움직이는 게임이다.

“한·스웨덴 국빈방문의 성과로 오는 2020년 스웨덴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가 설립될 거에요. 이 곳을 통해 한국 기업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고 스웨덴 소셜벤처와의 소통도 가능하게 되겠죠. 이런 좋은 기회를 활용해서 또 스웨덴에 방문하기 위해 게임을 만들게 됐어요.”

지난달 스웨덴 방문 당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사진제공=유니크굿컴퍼니


이 대표의 또 다른 청사진은 체험의 영역을 문화예술 분야로 넓히는 것이다. 뉴욕의 필수 관광코스로 떠오른 관객 참여형 공연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현재 리얼월드 사업은 인도어, 필드(건물), 시티, 월드 타입으로 나뉘는데 여기에 예술계에 종사하는 분들과 협업하는 아트 라이브 타입을 추가하려고 해요. 공연은 관객들이 앉아서 관람하는 수동적인 형태인데 추리의 단서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객이 주인공이 돼 퍼즐을 풀 수 있도록 리얼월드형 게임을 만들 겁니다.” 이 같은 신규 모델 개발을 위해 인턴을 포함한 유니크굿컴퍼니 직원들은 곧 중국 상하이로 출장을 갈 예정이다.

먼 미래에는 유니크굿컴퍼니를 상장하고 근속 연차에 따라 주식도 차등 지급할 방침이다. 유니크굿컴퍼니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이 보통의 직장인처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저는 일을 통해 성장하는 것에서 굉장한 기쁨을 얻어요. 저 같은 사람이 많죠. 하지만 조직에 있다 보면 이런 능동성이 꺾이죠.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유니크굿컴퍼니의 일원들이 대표인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만들 겁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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