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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고기마니아 불러 파티 연 까닭은

홈플러스 와인·건강식·맥주 이어

고기 멤버십 '미트클럽' 선보여

두달만에 가입자 2만2,000명 돌파

이마트 이달부터 와인멤버십 론칭

가입후 1병만 사도 20% 파격할인 등

대형마트 멤버십 품목별로 쪼개

충성고객 확보·이커머스에 반격





지난 6일 오후 6시 서울 한강 잠원지구에 위치한 선상 레스토랑 ‘크루즈378’ 안. 빠른 템포의 일렉트로닉댄스음악(EDM)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날의 패션코드인 붉은 색상의 의상을 입고 파티를 즐기는 20~30대의 열기로 가득하다. 미리 준비해온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가면부터 가수 구준엽의 현란한 ‘디제잉’ 퍼포먼스까지. 그저 신나는 여느 파티의 한 장면 같지만 사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것은 다름 아닌 대형마트다.

홈플러스는 육류 멤버십인 ‘미트클럽’에 가입한 50쌍을 초대해 스테이크 코스는 물론 수입맥주 4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미트 파티’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형마트가 고기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벌인 첫 대규모 행사로,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눈을 가린 채 맛으로만 고기의 특정부위를 맞추는 블라인드 퀴즈. 눈을 감고 시식한 참가자가 “혀끝에 닿는 맛과 육질로 볼 때 이건 살치살이 아니고 안창살”이라며 정답을 맞추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대형마트가 일괄적인 마트 멤버십이 아니라 기존에 없었던 고기, 와인 등 품목별로 ‘카테고리 멤버십’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1위까지 올 2·4분기 적자전환이 점쳐지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자 카테고리별 마케팅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과거 대형점포를 앞세워 방문고객을 기다리던 마트가 이젠 고객을 잡기 위해 마트 밖으로 나온 셈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와인 애호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와인에 반하다’라는 와인 멤버십을 시작으로 건강보조식품 위주의 ‘더 H’, 맥주 구매고객 대상 ‘맥덕클럽’에 이어 최근에는 고기 마니아를 위한 미트클럽 멤버십을 선보였다. 이 같은 카테고리 멤버십은 별도 추가비용 없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카테고리 멤버십에 가입하면 고객은 상시적으로 할인쿠폰을 받고, 구매 시 적립을 통해 추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4월 론칭한 미트클럽은 두 달여 만에 가입자가 2만2,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론칭 당일에는 한우를 40% 할인해주는 쿠폰행사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마트에서 가장 강점인 고기와 와인 등을 통해 온라인 유통채널과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미트클럽은 하루 가입자 수가 많게는 400명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690종의 맥주 라인업을 갖춘 ‘맥주의 성지’라는 별명답게 홈플러스는 지난달 맥주 애호가들을 초청해 ‘맥믈리에 콘테스트’도 개최했다. 맥믈리에는 맥주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필기와 실기 테스트를 거쳐 진정한 맥주 고수를 가리는 행사로, 예선에 1만5,00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도 이달 와인 멤버십을 시작했다. 구매금액별로 스타터·엔트리·비기너·라이징스타·엑스퍼트등 총 6개로 나눴고, 1개라도 구매한 ‘엔트리’ 등급부터 와인 전 품목 20% 할인혜택을 제공해 고객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멤버십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마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단골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형마트는 ‘오픈만 하면 흑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황이었지만 편의점과 이커머스의 할인공세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카테고리 멤버십의 경우 고객 충성도가 높은데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또 육류나 주류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멤버십으로 고객층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비교적 선방한 이마트조차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0% 감소한 데 이어 2·4분기에는 이보다 저조한 최악의 실적을 낼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는 건 대형마트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멤버십 등 단골확보에 사활을 거는 마케팅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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