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로터리]전주한지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 2019-07-15 17:33:30
  • 사외칼럼
[로터리]전주한지

육하원칙은 글쓰기에만 중요한 게 아니다. 조직운영에도 중요하고 사업계획에도 요긴하다. 세상만사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로 명징하게 담기면 결론도 대개 명쾌하다. 육하원칙 세우기는 일의 기본이면서 훌륭한 결말의 예고편이란 점에서 일의 백미(白眉)가 된다. 하나의 사안을 육하원칙에 맞춰보는 재미는 남녀노소 누가 누려도 좋을 일이다.

(who) 신협이 한지의 고장 전주로 달려갔다. (why1) 신협은 그동안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처럼 스토리텔링이 수반된 지역특화사업 아이템을 탐사했다. 30년 전 경험이 떠올랐다. 서예를 하다 보니 전주 흑석골 한지공장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당시 300개가 넘는 한지공장이 있었다. 지금은 9개뿐이다. 이것을 살리는 게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신협의 사명이라고 판단했다. 대한민국을 매력적이고 독특한 나라로 만드는 데 전주한지를 낙점한 것이다.

(why2) 전주한지로 말할 것 같으면 ‘대한민국 한지의 자부심’이다. 로마 교황청이 소장 중인 ‘113년 전 고종황제가 교황에게 보낸 편지’ 복본을 전주한지로 만들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 ‘바이에른의 막시밀리앙 2세 책상’ 복원에도 전주한지가 쓰였다. 교황청과 루브르박물관이 전주한지 매력에 흠뻑 빠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도 전주한지는 주식으로 치면 저평가주다.

(what) 신협은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만방에 알리고 지역 동반성장이란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세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는 한지수의 제작이다. 한지수의는 친환경 장례문화 조성과 전통문화 보존, 그리고 공익가치 실현에 이정표가 될 것이다. 둘은 한지성경책 발간이다. 가톨릭신협 등과 연계해 한지성경책을 발간하고 지원할 것이다. 셋은 기능성 한지벽지와 장판지 개발이다. 서예작품이 접목될 한지벽지·장판지의 수맥과 전자파 차단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가 막바지에 있다. (when)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전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ow) 신협의 궁극적 목표는 명징하다. 흑석골을 한지의 메카이자 세계적 한지마을로 만드는 것이다. 신협은 개별 사업은 물론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국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where) 당장 신협 국제교육프로그램과 연수에 한지마을을 활용하려 한다. 흑석골에서 ‘지일천년 견오백(紙一千年 絹五百)’ 그 오묘한 뜻부터 세계 117개국 신협가족들에 전하려 한다.

구한말 러시아 정책보고서 ‘한국지’는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이렇게 적어놓았다. “한국의 제지업은 중국인을 능가하고 있다. 종이 쓰임새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산, 양산, 비를 가리는 모자, 병복, 가방을 만든다. 러시아 판지보다 질기며 견고하다.” 전주한지는 100년 전 이미 세계 명품이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