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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론직설]"우주탐사는 과학기술-산업 발전·국방 강화로 가는 블루오션"

[우주개발 노하우 日 전문가에 듣는다]

■가와구치 준이치로 JAXA 우주탐사부 디렉터

우주개발은 종합 엔지니어링

공공사업 성격으로 접근해야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대표

달 탐사 민간이 주도하면

비용·시간 대폭 절감 가능

■나카무라 유야 악셀스페이스 대표

맞춤형 위성개발 경쟁 대비

민간으로 고객 확대 준비를

■우에노 마사히로 유키정밀 항공우주 총괄

파산 위기서 강소기업 거듭나

기술력 있는 中企에 기회 있어





가와구치 준이치로 JAXA 우주탐사부 디렉터


지난 2009년 달 남극의 얼음 발견을 계기로 우주 강국들이 달 탐사 재개에 열을 올리는 한편 소행성과 화성 탐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50년 전인 1969년 7월21일(한국시간)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은 무인탐사선을 화성과 목성을 넘어 태양계 언저리까지 보내고 있다. 우주 탐험은 과학 탐구의 여정이고 튼튼한 안보·국방을 위해 필수적이다. 과학·공학과 산업 발전,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경제적 측면에서 블루오션이다. 미국·중국·일본·유럽·러시아·인도 등 우주 강국뿐 아니라 룩셈부르크·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까지, 마치 15세기 신대륙을 향한 ‘대항해 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우주로 나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민간기업과 함께 소행성 탐사에 나서고 있다.

한일 경제전쟁의 와중에 우주 개척의 시사점을 얻기 위해 일본 발사체 기술과 위성산업의 첨병으로 활동하는 전문가 네 명을 만나봤다. 일본 소행성 탐사선의 원조인 하야부사(송골매)-1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가와구치 준이치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탐사부 디렉터, 내년부터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리겠다는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대표, 위성 데이터를 서비스하는 나카무라 유야 악셀스페이스 대표, 전통 제조업에서 항공우주 부품사로 거듭난 유키정밀의 우에노 마사히로 항공우주 총괄임원이다. 18~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스페이스 포럼’에서 가진 각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했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위태롭지 않다)라고 했다.

-일본은 이미 1970년대에 발사체 자립에 성공한 뒤 2000년대 소행성 탐사를 활발히 하고 있는데.

△가와구치 디렉터=우주 개발은 종합 엔지니어링으로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 정보통신기술(ICT)은 물론 다양한 산업의 성장에 파급효과가 크다. 하야부사-1은 2003년 5월 다네가시마우주센터에서 M5로켓에 실려 2년간 20억㎞를 여행한 끝에 ‘이토카와’에 착륙했다. 당시 소행성 미립자 샘플(2만5,000여개)을 채취한 것은 세계 최초로, 발사 7년 만인 2010년 귀환했다. 미립자 표본 5개 중 2개에서 물을 함유한 광석인 휘석을 대거 발견했다. JAXA는 2014년 하야부사-2를 (지구에서 3억㎞가량 떨어진) ‘류구’에 보내 미립자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했다. 하야부사-2는 이달 11일 두 번째로 류구 착륙에 성공했다. (일본은 자체 과학·공학기술에다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1970년대 M시리즈의 자립에 성공했고 이어 H1, H-2A·B, 소형 로켓인 입실론을 잇따라 개발했다. 내년에는 H3를 시험 발사한다. 발사가격을 낮추기 위해 로켓 재사용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우주발사체의 경우 미국의 지원은커녕 오히려 고체연료 사용 제한 등 통제를 받고 있다.)

-소행성 탐사에 매달리는 이유는.

△가와구치 디렉터=화성과 목성에 착륙선을 보내는 것도 관심이 크지만 (소행성 탐사는 세계에서) 제일 잘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한다. 일본 내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다. 우주 개발은 공공사업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국민을) 이해시키기 쉽지 않다. 소행성 탐사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초기 태양계, 지구와 행성의 내부 구조, 지구 생명체, 행성 형성 과정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우주 탐사는 우주 산업은 물론 다른 산업에도 활용도가 높다.

-우주 탐사 계획은.

△가와구치 디렉터=하야부사 프로젝트로 S형·C형 소행성을 탐사했고 D형, P형, (희토류 등) 희귀자원이 풍부한 M형 소행성도 탐사할 것이다. 트로이 천체를 탐사하기 위한 탐사선도 오는 2025년에 보낼 것이다. 세계가 달 탐사 열기로 뜨겁지만 결국 화성·목성을 넘어 태양계 밖까지 유인 탐사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기술과 지식을 나누기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달이나 소행성의 자원을 채취해 활용하거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사람이 잠시 머물거나 우주선을 관리하고 생명과학 등을 연구할 수 있는 환승시설을 지어야 한다. 호텔과 병원,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도 갖춰 관광지로 만들 수도 있다. 다만 소행성 탐사에서 한국과의 협력계획은 아직 없다. (미국은 국제공조로 2024년 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를 건설하는데 일본도 참여한다. 일본은 2030년까지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은 우주발사체 분야에서는 한국과 전혀 협력하지 않고 있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대표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 스타트업이 늘고 있는데.

△하카마다 대표=아이스페이스는 달에서 자원을 캐기 위한 착륙선과 탐사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에 1기, 내후년에 또 1기의 착륙선을 보내는 게 목표다. 미국의 찰스스타크드레이퍼연구소 등 13개국 100여명이 같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JAXA가 미쓰비시중공업·NEC 등 대기업에 발사체와 위성 제작을 의뢰하다가 최근에는 우주 스타트업을 속속 키우고 있다. 올 5월 초에는 우주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인터스텔라테크놀로지스가 길이 10m, 무게 1,000㎏의 소형 로켓을 고도 100㎞ 우주 공간에 쏘아 올렸다.) 민간이 달 탐사를 주도하면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절감된다.

△나카무라 대표=악셀스페이스는 초소형(큐브샛) 위성을 개발·운용하며 기업들에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부터 독자위성을 쏘아 올려 데이터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미쓰비시·NEC 등과의 경쟁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가격은 낮추고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우에노 총괄=유키정밀은 공중전화용 나사를 주로 제조하다가 1999년대 후반 파산 직전까지 갔다. 그때 돌파구가 정밀성이 생명인 항공우주 분야였다. 한 스타트업에 인공위성용 나사 부품을 납품하며 기술력이 알려졌고 JAXA와도 협업하게 됐다.

-달 극지의 얼음이나 표토를 활용해 식수와 에너지로 쓰려는 계획은.

△하카마다 대표=아이스페이스는 달에서 식수와 에너지를 조달해 2040년까지 1,000명이 거주하고 연 수만명이 방문하는 ‘문 밸리(moon valley)’를 건설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연구 결과를 보면 달에는 60억톤의 물이 있다. (태양광발전을 통해 얼음을 녹인 뒤 전기분해해) 일부는 식수로, 일부는 산소와 수소로 분리해 (우주선과 발사체의) 연료로 활용하면 우주 활동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아이스페이스는 30㎏짜리 달 착륙선과 5㎏짜리 무인로봇(로버)을 개발해 내년 1기, 내후년 1기를 달에 보내 수자원 위치 등 데이터를 수집할 방침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0년간 9곳의 미국 회사에 26억달러를 들여 달 착륙과 화물 수송을 맡기는 ‘상업 달 탑재체 서비스(CLPS·클립스)’에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드레이퍼연구소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일종의 ‘달 택배’ 사업이다. 유럽우주국(ESA)이 2025년까지 달 착륙선을 보내 표토에서 산소와 물 추출이 가능한지를 탐험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JAXA가 2007년 달 궤도 탐사를 했던) 셀레나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송 임무를 맡을 수도 있다. 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가상현실(VR) 회사에 팔거나 기업 광고와 프로모션도 끌어낼 수 있다.

나카무라 유야 악셀스페이스 대표


-위성 데이터 사업을 펴는 곳이 꽤 있는데, 차별화는.

△나카무라 대표=악셀스페이스는 2013년 선박·항공·철도·고속버스 회사 등에 기상 정보를 팔고 편의점 등에 상품 조언을 하는 민간의 ‘웨더뉴스’로부터 기후변화 감시용으로 북극해 빙하 촬영위성을 개발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2017년에는 화산 분화 등까지 감시하는 위성을 발주해줬다. 항구의 배 등을 선명히 볼 수 있고 내구성이 매우 좋은 호도요시-1 위성을 2014년, (올 초 입실론에 실려 발사된 소형 위성군인) JAXA의 라피스-1을 개발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호도요시와 라피스는 둘 다 정부 과제로 추진했다. JAXA가 스타트업에 위성 개발을 처음 위탁한 것이어서 화제가 됐고, 큰 전환점이 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쏘아 올린 독자위성 그루스-1A가 큰 의미가 있다. 지상에서 2.5m 떨어진 물체도 구분할 수 있는 해상도를 갖추고 한 번에 60㎞ 범위를 찍을 수 있다. 내년에 같은 위성을 3기 더 발사하고 2022년에는 20기, 그 이후에는 50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의 지구 궤도면을 아우르는 군집위성을 완성해 하루 한 번씩 같은 시간대에 촬영할 수 있다.

-민간 고객이 주가 될까.

△나카무라 대표=고객이 정부뿐만 아니라 농업경영자, 산림관리자, 긴 파이프라인 관리자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악셀글로브’ 서비스를 2023년 시작하는데 화질이 좋은 망원경으로 데이터를 모아 인공지능(AI)으로 고객 맞춤형 정보를 선별해 제공하게 된다. 데이터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고 고객이 손쉽게 필요한 것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 위성 1기로 2주에 한번 찍는데 3기가 추가되면 특정 지점에서 매일 촬영이 가능하고 더 추가되면 전 세계를 관측할 수 있다. 미국에서 150기 이상 초소형 군집위성을 운용하는 ‘플래닛’ 등이 있지만 기존에 없던 수요자를 발굴하려고 한다. 저희처럼 일본에서 다른 우주 스타트업들이 최근 1~2년 새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우에노 마사히로 유키정밀 항공우주 총괄


-유키정밀이 파산 직전에서 항공우주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거듭난 비결은.

△우에노 총괄=저희는 하야부사-2 제작에도 참여했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외부에서 우주 미세먼지를 모으는 장치를 만드는 데도 참여했다. 항공우주 쪽에 뛰어들기 전 나사의 품질만큼은 자신이 있었는데,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도 우주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있다. kbgo@sedaily.com 사진제공=코리아스페이스포럼·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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