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정제마진 및 유가 하락 여파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3·4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두배 가량 뛰어오르고 글로벌 석유화학 수요를 위축시켰던 미·중 무역분쟁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에쓰오일은 올 2·4분기에 매출액 6조 2,573억원, 영업손실 9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액은 판매량 증가로 전분기 대비 늘어난 반면 손익분기점(BEP)에도 못 미치는 정제마진 및 유가 변동에 따른 원유 재고 관련 이익 축소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실적 악화 지표가 더욱 눈에 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정유무문의 실적 악화가 뼈 아팠다. 에쓰오일은 정유부문에서만 1,36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실제 정유부문 이익의 핵심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4월 4.2달러, 5월 3.0달러, 6월 3.2달러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는 넘어야 수익이 난다고 보고 있다. 조만간 실적 공개가 예정돼 있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도 정유부문에서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부문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감소로 42억원의 영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3·4분기 예상보다 강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이달 7달러 대를 회복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석유화학 부문 또한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조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환경규제 ‘IMO2020’가 내년 시행된다는 것 또한 호재다.
에쓰오일이 추진중인 ‘석유에서 화학으로(Oil to Chemical)’의 사업 전환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5조원가량을 투자한 ‘잔사유고도화시설(RUC)’ 및 ‘올레핀하류시설(ODC)’을 통해 이익률 상승을 꾀하고 있으며 7조원을 추가로 투자해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하류시설(SC&D)’ 관련 프로젝트를 2024년께 완성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주요설비들의 정기보수가 성공적으로 종료됨에 따라 설비 완전 가동이 가능해 졌다”며 “드라이빙 시즌 진입으로 인한 정유부문 수요 성장과 IMO 황함량 규제 시행을 대비한 재고 확보 영향으로 3·4분기에는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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