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조정한 가운데 고액자산가들이 저축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금리를 0.1%포인트라도 더 주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찾아 나선 것이다. 시중은행들의 평균 금리가 한동안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축은행들을 통한 틈새상품 공략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저축은행이 신규 취급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55%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들이 신규 취급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인 1.9%보다도 0.65%포인트 높은 수치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차이가 발생했다.
개별 저축은행들이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금리를 잇따라 높이며 시중은행들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은행들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올 4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키움YES저축은행의 ‘SB톡톡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기준 최대 2.7%를 제공한다. 이는 4개월 전보다 0.5%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스마트뱅킹 정기예금’과 JT친애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도 올 4월 각각 2.4%, 2.2%에서 2.6%, 2.65%로 올랐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는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의 경우 3개월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부채에 대해 3개월 전부터 유동성 자산을 100%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고금리 대출 비중이 큰 경우 예수금을 충분히 확보해 예대율을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2·4분기 결산을 앞두고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특판 등을 통해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저금리 기조로 금리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는 고객들이 저축은행 상품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의 2%대 금리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대표상품의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KEB하나은행·NH농협은행 역시 수신상품 금리를 0.1~0.3%포인트 낮췄다. KB국민은행은 2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했고 적금 금리는 5일 낮추기로 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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