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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드라큘라 백작, 어떻게 흡혈귀가 되었나."

박일아 영화평론가의 '뱀파이어로 철학하기'
14일 숭문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려
신화, 역사적 사건 등 뱀파이어 탄생배경
고전문학 드라큘라의 힘은 어디에 있나

  • 장선화 기자
  • 2019-08-14 17:35:19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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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드라큘라 백작, 어떻게 흡혈귀가 되었나.'
박일아 영화평론가 겸 강사(사진 위)가 14일 숭문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뱀파이어로 철학하기’ 첫날 강의에서 드라큘라의 탄생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에 앞서 학생들이 직접 그린 드라큘라 스케치.(사진 아래)/사진=백상경제연구원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변방 이민족이었던 루마니아 출신인 드라큘라 백작이 영국 런던으로 진출해 정숙한 여성의 정신을 홀리고 육체를 탐한다는 줄거리로 유명한 고전 문학 드라큘라.뱀파이어 스토리의 원조 대접을 받고 있는 드라큘라의 모습은 어떤 이미지를 띄고 있을까. 어금니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고 방금 피를 빨아 먹은 듯한 붉은 입술과 창백한 얼굴 그리고 깔끔하고 건장한 외모의 중년 남성 등이 무작위로 떠오르는 키워드에 해당한다. 미디어 속 뱀파이어의 탄생과 이에 얽힌 철학을 주제로 한 강의 ‘뱀파이어로 철학하기’가 14일 숭문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렸다.

고인돌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젝트로 201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40여개의 프로그램을 특별히 기획했다. 이날 강의는 정독도서관이 지역 학교에 인문학 강의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했다.

강의를 맡은 박일아(사진 위) 영화평론가 겸 강사는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학생들이 떠올리는 드라큘라의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학생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빨간 어금니에 파란 눈동자 혹은 댄디한 남성의 이미지가 나왔다.

뱀파이어가 서양 문화사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의 강의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오랜 세월 구전되었던 신화가 특정한 사건과 결합하면서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뱀파이어 문학도 다르지 않다. “드라큘라는 폭력적이면서 선정적인데, 이 또한 신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어요. 죽음의 신 하데스는 이생을 떠난 영혼이 죽음의 공간에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신으로 인간이 망각의 강 레테를 지나 박쥐처럼 훨훨 날아 하데스에서 안식을 찾는다는 믿음은 죽은 자에 대한 산 자의 애도가 담겨있어요. 여기에 여성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신은 수메르 신화의 릴리스, 수메르 신화의 라미아 등이 결합하게 된 것이지요.”

박 평론가는 뱀파이어의 등장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역사적 사건으로 1348년 흑사병을 예로 들었다. 1353년 출간된 복카치오의 ‘데카메론’에 흑사병과 뱀파이어에 얽힌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 “감염매개체를 알 수 없으며, 질병의 원인조차 알지 못한 채 발병 3~5일이면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흑사병으로 유럽은 공포에 휩싸이게 되자,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보이면 산 채로 묻어버리거나 격리해 불태우는 등 인간을 마치 병든 가축 다루듯 할 수밖에 없었어요. 산 사람의 공포는 말 할 수가 없는 거대한 패닉이었던 것이죠. 3년간 당시 유럽 인구의 절반이 사망을 했으니 말입니다. 병을 이기고 살아서 돌아와도 무덤에서 살아온 자로 낙인이 찍혀 죽음을 면치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던 것이죠. 브램 스토커 원작의 드라큘라(1897년)는 이 같은 시대적 상황적 맥락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었습니다.”

박 평론가는 브램 스토커의 원작 ‘드라큘라’로 1922년 제작한 무허가 영화 ‘노스페투라’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공전의 히트를 이억는 뮤지컬 ‘드라큘라의 춤(Tanz Der Vampire)’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주된 드라큘라의 창작물을 소개했다. 이날 강의에는 수학능력시험 논술과목을 준비하기 위해 참가한 3학년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드라큘라를 직접 그리면서 자신의 내면에 담긴 뱀파이어를 묘사해보기도 하고, 뱀파이어에 얽힌 신화 등에 대한 지식을 함께 공유하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 축적해 온 파편의 지식을 엮어 문학 작품의 배경은 물론 시대적인 상황인식 그리고 이같은 스토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 아울러 200여년이 흘러도 진화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스토리로 우리 곁에 살아있는 고전의 힘 등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편, 제 7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7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인문학의 기본 학문인 문학·역사·철학(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심리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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