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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이슈앤워치>세계는 경기부양 올인하는데...韓은 확장재정 타령만

[미중 통상전쟁에도 엇박자 정책]

각국 법인세 인하 등 열올리는데

한국은 기업 氣살리는 정책 실종

R&D 공제 등 투자 마중물 필요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으로 각국이 법인세 인하 등 경기부양에 올인하고 있는데 한국은 확장재정 타령을 하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현금복지를 통한 부양정책은 효과가 미미한 만큼 기업들의 ‘야성적 충동’을 다시 이끌어낼 수 있는 부양정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경기는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2%로 낮추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6%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홍콩 사태 등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위축시킬 요인이 산재한 까닭이다.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기업 투자 확대와 경기부양을 위해 법인세 또는 소득세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한 달 만에 증세계획을 철회하고 투자촉진책을 꺼냈으며 중국은 대출금리체계 개편을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경우 탄력근로제 확대안은 국회에서 공회전 상태이고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높아져 투자 위축과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영국·일본 등 14개 국가가 경기진작을 위해 법인세를 내렸다. 반면 우리는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려 정반대로 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세액공제 확대, 법인세율 인하 등의 기업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이필상 서울대 교수는 “선심 쓰듯이 지출을 늘려 소비 활성화와 경기를 살린다는 사고는 문제”라며 “생산적인 재정정책이 절실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해 유연하게 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단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경제전쟁에서 일본을 이기자고 하면서 노동 생산성과 유연성은 떨어지고 투쟁적인 노사관계라면 연구개발만 투입하는 것으로는 공염불”이라며 “노동규제·환경규제 등 정책기조를 경제 살리기로 완전히 바꾸고 상속세율 인하 등 종합적으로 제도를 검토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재정 건전성이 좋다고 해도 올해 37.2%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내년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39% 후반대까지 치솟는다. 세수여건이 나빠지면서 국채 발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업 실적 악화에 따라 올해 전체 법인세 세수는 71조~72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돼 올해 정부의 목표치인 79조원보다 7조~8조원 미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법인 세수는 60조원 중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건전성이 대폭 손상될 우려가 크다.



하지만 당정은 확장재정이 요술방망이인 양 착각하고 있다. 올해 2%대 성장률 사수조차 위태로워 보이는데 내년 예산을 510조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증액된 예산의 절반은 복지에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총선을 앞두고 표심에만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특히 법인세 인하나 탄력근로제 확대 같은 정책의 대전환 없이 ‘재정만능주의’에 빠진 모습은 전 세계가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정책을 내놓는 상황과 대비된다. 경기인식에 대한 위기감이 떨어져 보이는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이춘석 기획재정위원장은 ‘좋은 항아리가 있으면 아낌없이 사용하라’는 탈무드의 명언을 인용해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어디에도 자랑할 만한 재정 건전성이 있다”면서 “어려운 경제를 반드시 살려낼 수 있도록 과감한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기업 경쟁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정지출을 늘려 미래주도형 성장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중소기업과 낙후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과거주도형 소득주도 성장으로 갈 것이냐에서 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기업 옥죄기 정책도 최소 90도 정도라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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