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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살인 세대]폭력적인 게임이 이끈 십대들의 대량 살상 범죄

■데이브 그로스먼·크리스틴 폴슨 지음, 열린책들 펴냄





1997년 미국 켄터키주 퍼두커에서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학교 로비에서 기도하는 학생들에게 총 여덟 발을 쐈다. 명중률은 놀랍게도 100퍼센트였다. 그는 총을 쏘기 며칠 전 훔친 총으로 한차례 사격 연습을 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살인범은 수년 동안 매일 밤 일인칭 슈팅 비디오 게임으로 사격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살아있는 인간을 쏘고 있었지만 마치 비디오게임을 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살인범은 자신의 화면에 나타난 모든 표적에 침착하게 총알을 박아 넣었던 것이다.

신간 ‘살인세대’는 이 사건처럼 청소년의 폭력 범죄가 게임·미디어 이용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 혐오를 자극하는 게임과 미디어가 아이들의 정신을 비뚤어지게 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폭력적인 게임과 미디어가 길러 내고 있는 이 세대를 ‘살인 세대’라고 명명한다. 대표 저자인 데이브 그로스먼은 미국 육군사관학교 심리학과 교수와 아칸소 주립 대학 군사학과 교수를 역임한 예비역 중령이다. 그는 ‘살해학’의 선구자로, 1995년 출간돼 40만 부가 넘게 팔린 ‘살인의 심리학’은 그의 대표작이다.



폭력 게임은 사용자의 뇌에 폭력적 이미지를 쏟아 부어 폭력 행동을 억제하는 내부 안전장치를 망가뜨린다. 에이즈가 환자를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라 면역을 파괴해 다른 질병에 쉽게 걸려 죽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게임 중독자들은 게임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인간의 고통에 대해 둔감해질 수 있다. 저자는 “게임을 통해 폭력이 필요하고 점수를 얻는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확산시키면서 규율은 가르치지 않는다면 살인자 세대를 양육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로스먼은 부모가 아이의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조치는 게임 시간을 제한하고 게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폭력적인 게임과 미디어 환경으로부터 아이의 삶을 단절시키는 디톡스 프로그램도 제안한다. 또 문화 산업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오락 업계의 동력은 폭력과 죽음을 아동에게 팔아 벌어들이는 피 묻은 돈”이라고 비난한다. 1만6,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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