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1일 파주시에서는 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계획 관련 주민공람 및 합동 설명회가 있었다. 이는 앞으로의 성공적인 남북경협을 위해 민간이 선제 주도해 추진 중인 사업으로 지역 내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일 경제전쟁에 대한 해결책으로 남북경협을 통한 평화경제가 언급된 만큼 향후 남북경협이 극적으로 재개되는 순간을 상상해본다.
그날이 온다면 필자는 전기·자율 미래차 사업의 동반 진출을 제안하고 싶다. 3일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3개국 순방 첫 방문지인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한·태국 정상 비즈니스포럼 행사를 보면 실현 가능한 일이다. 양국 정상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적극 육성하는 한국의 스타트업 에디슨모터스가 생산한 전기버스를 타고 시승식을 했다. 에디슨 전기버스는 1년 이상 태국 기관의 시내주행 테스트를 통과해 중국과 일본의 기술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태국 총리는 기술이전 및 합작투자를 제안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북한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8만4,000대로, 남한의 1.2%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북한에는 중국이나 인도·태국처럼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보급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동차도 내연 자동차 보급을 거치지 않고 전기차로 이행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솔린· LPG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이 적고 석유·가스에 비해 군사 목적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낮다. 둘째, 전기차는 3만 개가 넘는 부품이 필요한 내연 자동차의 절반 수준 부품으로 생산 가능해 적은 규모의 협력업체 동반진출로도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 전력문제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실패로 끝난 후 참여정부에서 거론된 직접 송전방식을 택하면 해결할 수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으로 남한에서 직접 송전한 것처럼 북한의 전력망을 개선하고 남한의 남는 전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부족한 전기는 신재생에너지와 차량 본체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해 배터리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등 다양한 기술혁신으로 해결하면 된다.
북한 유일의 자동차회사인 평화자동차는 1999년 통일교에서 70%, 북한 조선민흥총회사가 30% 지분을 소유한 남북합작법인으로 설립돼 ‘휘파람’ ‘뻐꾸기’ ‘삼천리’ 등을 생산했다. 현재는 100% 지분이 북한회사로 넘어가 정리된 상태다. 따라서 전기·자율 미래차 산업도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잘 교육된 인력과 중소벤처기업의 우수한 기술력, 남북경협 자본 등으로 남북합작을 시도해 볼 만하다. 중진공은 지난 10년간 개성공단과 북한 내륙지역 진출기업 지원경험을 축적해 전기·자율 미래차의 남북경협을 지원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 남북경협으로 만들어진 전기차가 북한 전역으로 평화를 실어 나르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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