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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빚갚을 능력 5년만에 최악…14%는 돈벌어 이자도 못내

■한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이자보상배율 4.7배…1년새 반토막

금융안정지수 3년반만에 '주의' 진입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해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이 100곳 중 14곳에 달했다. 한계기업 수가 1년 만에 120여곳이 늘며 이들에 대한 대출이 108조원에 이르자 금융안정지수는 3년 6개월 만에 정상에서 ‘주의’로 경고음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영환경이 악화해 지난해 외부 회계감사를 받은 기업 2만2,869곳 중 3,236곳이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기업이 번 돈으로 이자도 다 갚지 못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상태가 3년 연속 계속되면 한계기업으로 본다. 한계기업은 지난 2017년 3,112개로 전체 외감기업 중 13.7%를 차지했는데 지난해는 14.2%로 늘며 124개 증가했다. 금융기관의 한계기업 대출 규모도 지난해 말 107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7조8,000억원 늘어났다. 아울러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이라 곧 한계기업이 될 수 있는 기업의 비중 역시 2017년 19.0%에서 지난해 20.4%로 늘었다.





또 2,100여개 상장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1·4분기 4.7배로 1년 전 같은 기간(9.5배)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이는 지난해 1·4분기에는 기업들이 이자비용보다 9.5배 많은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 들어서는 4.7배밖에 벌지 못했다는 뜻이다. 올 1·4분기 이자보상배율은 2014년 (4.1배)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보호무역 강화, 경기 부진 등으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한계기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의 신용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대외 환경이 악화하는 데 경기 부진까지 지속해 금융안정지수는 지난달 8.3으로 주의 단계(8~22)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금융안정지수는 전반적 금융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한은이 실물경제 및 금융 관련 20개 지표를 반영해 매달 산출한다.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에 진입한 것은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2016년 2월(11.0)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한편 가계부채는 2·4분기 1,55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났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되는 흐름을 지속했지만 지방의 가계대출 비중이 전체의 43.5%로 증가세인데다 비(非)수도권의 집값 하락이 두드러져 가계대출의 질적 상황도 악화됐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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