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세계 2위 철강업체인 바오우철강과 마강그룹이 지난 19일 합병계획 발표 세 달 만에 정식 합병계약에 서명했다. 합병은 마강그룹의 1대주주인 안후이성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지분 51%를 바오우철강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18년 중국 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바오우철강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6,743만톤, 마강그룹은 1,964만톤이다. 양사 합병에 따른 바오우철강의 생산량은 8,707만톤 규모로 세계 1위 아르셀로미탈의 9,250만톤에 육박하게 됐다. 세계 3위인 신일본제철 생산량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은 우선 철강 기업 통폐합을 통해 중국 내 공급과잉에 대응하는 한편 지역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바오우철강 측은 “양사 합병을 통해 자원최적화를 추진하고 거대철강플랫폼을 구축해 국가전략인 ‘장강삼각주 일체화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장강삼각주 일체화 계획’은 상하이·항저우 등 16개 공업도시를 중심으로 산업단지의 광역화를 추진하는 중국의 산업개발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지역별 산업단지의 비교우위를 통합해 산업 효율성과 생산성을 대폭 높인다는 것이다. 바오우철강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말까지 연간 조강생산량 640만톤인 충칭강철 인수를 완료해 생산량으로 아르셀로미탈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바오우철강뿐만 아니라 중국 내 철강업체들은 대규모 합병을 계속 준비 중이다. 세계 4위 허베이강철그룹과 서우두강철의 합병, 세계 7위 안산강철그룹과 번시강철의 합병도 논의 중이다.
중국의 철강 굴기에 한국 업체는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공급과잉해소 전망과 달리 중국 철강업체들의 합병이 이어지며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2017년 대비 6.6% 늘어났다.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제철업계에 위협요인이라고 우려했다. 현재까지 동아시아권에서 ‘중국=저가제품, 한국·일본=고가제품’의 등식이 성립하지만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일본제철과 기술력이 대등해졌듯이 중국 업체의 기술력도 포스코를 바짝 추격 중”이라며 “경쟁력 높은 업체들 위주로 중국 철강산업이 재편되면 높은 생산량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동시에 품질 역시 한일과 대등한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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