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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藥한 뉴스] 국정감사 최대 이슈 ‘쇼닥터’··‘솜방망이 처벌’이 최대 문제

대한약사회, “쇼닥터 비판” 성명문 발표

정치권 따르면 면허 취소 등 ‘중징계 無’

복지부·식약처 “모니터링·제재 강화할 것” 한 목소리 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감사 대상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박능후(왼쪽) 복지부 장관과 이의경 식약처장이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약사회는 25일 ‘국민건강, 보건의료시스템으로 검증된 약물치료에 맡겨야’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방송에 활발하게 출연 중인 한 한의사가 물파스가 중풍을 예방한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잘못된 정보가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며, 의약품은 엄격한 실험을 통해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해야만 판매할 수 있는데 소위 전문가란 사람들이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부추기는 것은 의료인의 자질과 윤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행위라는 비판이었습니다. 거짓된 정보로 방송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호도하는 ‘쇼닥터’들을 신뢰하면 안 된다는 경종을 울린 것이죠.

사실 쇼닥터 논란이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26일 김상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물파스 중풍 예방으로 논란이 된 한의사 L씨는 과거 2013년 방송된 인기 예능에서 ‘체질에 안 맞는 약재가 몸에 닿으면 팔이 내려간다는 신체접촉테스트’를 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한의사협회로부터 회원권 정지 징계 3차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2018년 10월, 2019년 5월 두 차례 경고,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죠.

김 의원실에 따르면 L씨와 같은 쇼닥터는 또 있습니다. 건강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출연 중인 전문의 Y씨는 본인이 연구 개발한 제품을 홈쇼핑에서 판매 중입니다. Y씨는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홈쇼핑에 출연하여 방심위에서 8번(주의 5건, 권고 2건, 경고 1건)의 심의 제재를 받았죠.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의료인의 홈쇼핑 출연 심의 제재는 총 19건인데 그 중 8건이 Y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이들 쇼닥터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점입니다. 김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의료인이 방송 또는 홈쇼핑에 나와 잘못된 의료정보제공, 허위과대 광고,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홍보하는 등 방송에 출연해 심의제재를 받은 경우는 총 188건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방송은 전문편성 채널이 114건, 지상파 23건, 홈쇼핑 19건, 종편보도와 라디오가 각각 16건이었지만, 전체 188건 중 최근 논란이 된 물파스 중풍 예방 방송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5년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방송(홈쇼핑)에 출연해 의학 정보를 거짓 또는 과장해 제공하는 경우 ‘의료법’ 66조 위반으로 최대 1년 자격정지 처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의사가 자격정지를 받은 사례는 총 3건으로 최대 1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는 쇼닥터 의혹을 받고 있는 L 한의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L씨가 해외 학술대회 참석을 이유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출석을 거부하자 보건복지위원회는 L씨에 대한 사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10년 전부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쇼닥터를 제재해 왔다”면서도 “보건복지부와 제재가 연계되지 않아 면허정지, 취소, 과징금 등 강한 조치는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쇼닥터와 방송사 등이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동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단속과 함께 법·제도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충북 오송 식약처 본부


이에 대해 보건당국도 쇼닥터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천명한 상황입니다. 지난 2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의협과 한의협에서 위해하다고 판정해 제재했음에도 보건복지부가 행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합동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의협 등 단체의 윤리적 제재와 연계해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의학적 근거하지 않은 쇼닥터 활동, 건강기능식품 판매 등에 대한 모니터링단을 복지부와 함께 구성해 국민이 오도돼 피해받는 일이 없도록 점검하고 조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송에 출연해 이목을 끌고 홈쇼핑을 통해 자신의 건강기능식품을 파는 쇼닥터. 채널을 돌릴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데요. 결국 진료실과 연구소에서 묵묵하게 환자를 진료하고 의약품을 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는 나머지 의사와 한의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하죠. 이들의 ‘유명세가 곧 효능’이라고 착각해 ‘구매’ 버튼을 누르는 소비자들도 또 다른 피해자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죠.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임상적 검증도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 근거도 없는 물질을 일부 질병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설(說)’에 기대어 사용하는 것은 무용할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전문가란 사람들이 우려스러운 사회 분위기 확산을 조장하고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부추기는 것은 개인의 의사 표현의 자유를 넘어 의료인으로서 자질과 윤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행위”라고 쇼닥터를 비판한 대한약사회의 성명을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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