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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큰손 '오팔세대' 20대보다 많이 산다

인터넷·모바일 익숙한 5060

SSG닷컴 주문건수 해마다 증가

올 주문비중 15%...20대 9% 추월

매출은 20%, 알뜰쇼핑 20대의 3배

디지털기기·생필품·육아용품 등

월등한 구매력에 쇼핑품목도 다양





경기도 분당의 58세 주부 A 씨는 직장에 다니는 미혼 딸을 위해 아침마다 밥을 차린다. 몇 년 전 만해도 국 하나에 반찬 하나라도 새로 한 것을 주기 위해 장보기부터 요리하기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커머스에서 배송을 받아 딸의 아침을 해결할 때가 많다. A씨는 “오늘 아침은 가정간편식(HMR) 황태국을 새벽배송으로 받아 밥과 함께 차려줬다”면서 “주변 친구들이 이커머스 써보면 좋다고 해서 해봤는데 역시 편하다”고 말했다. A씨의 딸은 “곧 환갑인 어머니가 어떤 이커머스에 어떤 좋은 상품이 있는지, 배송은 어디가 빠른지 나보다 더 잘 아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활동적인 5060 세대를 일컫는 이른바 ‘오팔세대’가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핵심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이 지금까지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앞으로는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구매력까지 갖춘 오팔세대가 주력 고객층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통합 쇼핑플랫폼 SSG닷컴은 지난 2016년 1월1일부터 올해 10월31일까지 약 4년 간 연령대 별 주문건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고객의 주문 비중이 매년 2~3%포인트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올해 이들의 주문 비중은 역대 최다인 15%, 매출은 20% 수준에 달했다.

오팔세대는 김난도 교수의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매년 발간하는 ‘트렌드코리아 2020’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다.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PAL·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앞 글자로 만든 신조어이자 다채로운 빛깔을 띠는 보석인 ‘오팔(OPAL)’, 그리고 ‘58년 개띠’ 등에서 따온 중의적 표현이다. 출산율이 내려간 지 오래인데다 청년실업 심화로 젊은 층은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이 정보화 혁명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고 현재도 상당한 구매력을 갖춘 5060이 이커머스에서도 주된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문건수 비중, 5060대 15% Vs 20대 9%=실제로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는 50대 이상 고객의 주문 건수가 전체의 약 8%로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10%로 늘었고 2018년에는 13%, 올해 10월까지는 15%까지 올라왔다. 반면 20대의 주문 건수 비중은 의외로 9%에 머문다.



주문건수에 비해 매출 비중은 더 높다. 주문건수는 전체의 15%지만 올해 전체 매출 중 50대 이상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20%에 육박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건수 비중은 15%인데 매출 비중이 20%에 가깝다는 것은 5060의 구매력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은퇴시기에 있는 연령의 고객층이 상당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20대는 사도 주로 싼 것을 산다. 구매 건수 비중은 9%지만 매출액 비중은 7%에 불과하다.

◇모바일로 무게 중심 급격히 이동=오팔세대가 이커머스를 주로 이용하는 통로가 PC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특징이다. 오팔세대는 과거 ‘386’이나 ‘486’, ‘펜티엄’ PC가 주목 받고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신제품이 나오면 큰 뉴스가 되던 시절에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어서 모바일보다는 PC 환경에 더 익숙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PC대 모바일 비중이 2016년 80대20에서 2017년 52대48로 변하더니 올해는 51대49로 거의 비슷해졌다. 5060도 PC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인터넷이 필요한 땐 모바일 기기로 해결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SSG닷컴 주문자 전체 연령대를 놓고 봤을 때 PC와 모바일 비중은 22대 78로 모바일이 압도적이다.

◇오팔세대 접속 프라임 타임은 오전 8~11시=오팔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접속 시간대다. 10대와 20대의 경우 오후 9시를 전후해 유입량이 급격히 늘기 시작하는데 비해, 50대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오전 8시부터 사이트 유입이 높아지기 시작해 오전 11시에 정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오후 6시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유입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30대와 40대는 오후 1시 전후와 오후 10시 전후가 높다. 직장 유무, 직업의 형태 등을 포함해 각 세대별 라이프스타일이 이커머스 이용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 디지털 기기 구입에 지갑 열어=오팔세대는 생필품과 더불어 디지털 기기 구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쌀이나 생수, 라면 같은 무거운 식료품을 집중적으로 구입했지만 지난해부터는 TV, 냉장고, 공기청정기 구입이 늘었다. 전문가용 디지털싱글렌즈카메라(DSLR)와 함께 사용하는 고가의 렌즈 등의 소비도 늘었다. 5060이 고가 취미용품 구입에도 아낌없이 돈을 쓴다는 뜻이다. 아울러 아기 기저귀 등 육아용품 구입도 상위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주를 봐주는 5060이 이커머스에서 아기 용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최택원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5060 소비자가 모바일 쇼핑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더 손쉬운 쇼핑이 가능하도록 기존 구매이력 기반의 추천상품 제안 기능 등을 꾸준히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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