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에서 대구와 인접하는 지역에 위치한 다산면은 낙동강 평야를 향해 열려 있다. 프로젝트는 이곳에 각각 건립할 예정이던 소단위의 면사무소, 도서관, 보건소를 모두 묶어 하나의 행정복합타운으로 건설하는 작업이었다. 새 건축물은 마을의 중심이자 랜드마크가 되도록 해달라는 주문도 담겼다.
건축물은 중세 이탈리아의 광장, 특히 시에나의 ‘델 캄포 광장’를 모티브로 했다. 아파트 단지·구 면사무소가 있는 시장·학교 등으로 열려있는 하나의 광장으로 형성된 다산 어울림마당(Dasan Piazza)은 배타적 건물이 아닌 ‘길과 광장’이라는 하나의 장소로서 이곳이 자리 잡도록 했다. 각 방향에서 접근하는 주민들이 소통의 길로 이어지게 하도록 각각 세 개의 건물은 띠 형으로 설계했다.
면사무소와 도서관, 보건소로 둘러싸인 화합의 광장(和)은 마을로 열린 소통의 관문(通)이다. 또 산의 모습을 닮은 건축물의 스카이라인과 친환경적 외피(然)로서 완성되는 셈이다. 이 계획의 프로세스를 통해 다산면 행정복합타운은 주민소통과 교류의 장이자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장소로 완성됐다.
마을에서의 보행자 동선은 각각의 진입 마당을 거쳐 건물 사이의 길을 통해 이벤트광장으로 이어진다. 각 동은 지층에서는 분리돼 있지만, 상층에서는 서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건물은 이벤트광장을 둘러싸는 하나의 덩어리로 통합돼 소통과 연결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또 세 가지의 시설은 분리돼 있지만 각 시설의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예를 들어 면사무소는 행정복합타운의 중심에 배치되고, 문화복지센터는 그 위에 위치해 보건소·도서관과 연계된다. 또 보건소는 노년 이용자와 장애인을 고려해 주차장과 근접배치하고, 도서관은 방과 후 이용을 고려해 초등학교와 인접 배치했다. 어린이도서관은 1층의 어린이 외부 놀이 공간과 연계했다.
건축물 바깥쪽의 면은 현무암과 수직 창으로 구성된다. 이는 기하적 형태로 사선의 높낮이를 가지는 지붕과 함께, 고령을 대표하는 산인 주산의 형태를 그리고 있다. 후면에서 형성되는 두 개의 통로 공간은 상부의 프레임 지붕과 결합해 소통의 게이트를 형성한다.
내부는 다산 어울림 마당으로 열린 투명한 외피로 둘러싸이며, 목재 색감의 수직 루버로 일조를 조절한다. 특히 이 투명한 외피는 내부와 외부 2층의 통로로 사용될 수 있도록 열릴 뿐만 아니라 중앙의 이벤트 광장을 둘러싸는 발코니 객석 기능도 한다. 결과적으로 건축물은 성곽과 같은 외부와 객석 같은 투명한 내부로 대비되는 경관을 가진다.
조동욱 심사위원은 “건축물은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마을의 중심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소통의 길로 연결되도록 한다”며 “주변 환경과 순응되는 스카이라인 형성과 재료의 친환경적 재료를 접목해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지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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