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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유림 경영 활성화 하려면...

박종호 산림청 차장

박종호 산림청 차장




과거 일제의 수탈과 한국전쟁으로 우리 산의 대부분은 민둥산이었다. 게다가 무분별한 벌채와 식량 확보를 위한 화전으로 피해는 날로 커져갔다. 하지만 정부의 치산 녹화 10개년 계획 등 국토 녹화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산림 녹화를 단기간에 이룬 나라가 됐다. 미국의 레스터 러셀 브라운 지구정책연구소장은 “한국의 산림 녹화는 세계적 성공작이며, 한국이 성공한 것처럼 지구를 다시 푸르게 만들 수 있다”고 호평했다.

우리나라의 국토 녹화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녹화 모델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는 과거 50년의 치산 녹화의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미래 50년 산림 발전을 위한 패러다임을 수립할 차례다. 국토의 63%가 산림이고 사유림이 67%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산림을 새로운 소득 창출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지만 보호와 개발의 딜레마에 갇혀 있다. 산림 본연의 가치를 해하지 않고 사유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임업은 3D 업종에 속하는 1차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작업환경의 열악함, 세대교체 실패에 따른 종사인력의 고령화, 투자 대비 낮은 수익성 등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특히 임업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유입되는 인력이 줄어 산림을 관리할 노동력이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산림행정 공무원의 업무는 날로 과중되고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 수행 주체인 산림조합과 산림법인의 경합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 임업은 점점 창의성을 잃고 있다.



창의적 업무 수행을 위해 반드시 사업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산림 분야는 공익적 기능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보장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탁형 대리경영은 사유림 경영에 자율성과 효율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다. 위탁형 대리경영이란 시·군의 산림사업을 지역산림조합에 일괄 위탁하는 것으로 개인 산주의 의사를 반영한 산림경영을 구현하고 사유림 경영을 선도하는 산림조합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제도다.

이를 통해 조림에서 수확까지 일련의 산림사업에 대해 일관된 실행으로 산림자원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지자체 산림행정 공무원의 업무 경감을 통한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으며 산림조합과 산림법인의 업무 영역 구분을 통한 상생발전을 이룰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추진한 위탁형 대리경영 시범사업(충북 제천, 경남 함양) 분석 결과, 산림행정 공무원 업무 경감과 질적 향상, 산림조합의 전문성 강화 등 효과가 입증됐다.

탈(脫) 플라스틱을 외치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산림자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친환경 천연소재의 저장고이자 생산고인 산림에 대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수립돼야 한다. 위탁형 대리경영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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