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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 맥스' 생산 중단...공급망 연쇄 타격에 美 항공산업 '난기류'

FAA 연내 운항재개 불허하자

보잉, 20년래 첫 '대규모 중단'

주가도 전일대비 4.29% 급락

부품 납품업체 600여곳 육박

관련 일자리 직접 피해 불보듯

"GDP 0.3%P는 떨어뜨릴 것"

보잉 ‘737 맥스’ /보잉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잇단 추락사고로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737맥스’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주요국의 운항정지 조치로 737맥스가 10개월째 전 세계 활주로에 멈춰선 상황에서 미 항공당국까지 연내 운항재개를 불허하자 20년 만에 첫 대규모 생산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유럽 에어버스와 함께 글로벌 항공산업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보잉의 주력 기종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600여개 납품업체들은 물론 미국 경제에까지 타격이 예상된다.

보잉은 16일(현지시간) 737맥스 재고 물량을 우선 처리한 후 내년 1월부터 이 기종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생산 중단으로 1만2,000명이 해고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737맥스는 기존 737시리즈 중 오리지널·클래식·NG를 잇는 네 번째 라인으로 지난 2017년 5월 민간항공사에 처음 인도됐다. 이 기종은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고 중장거리 비행이 가능해 저가항공사(LCC)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737맥스의 인기에 힘입어 737시리즈는 지난해 806대가 인도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로 각광받던 737맥스는 두 차례의 잇따른 추락사고를 겪으면서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와 에티오피아항공의 737맥스 여객기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각각 추락해 총 346명이 사망했는데, 사고 원인이 항공기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등 40여개국은 3월부터 이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다. 또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이 737맥스 49대의 주문을 취소하는 등 각국의 보이콧으로 올해 이 기종을 포함한 737시리즈 인도량은 11월 기준 1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인도 지연, 피해 보상 등으로 회사는 90억달러(약 10조5,000억원)의 비용까지 떠안았다.



보잉은 737맥스의 연내 운항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생산을 이어갔지만 미 연방항공청(FAA)이 737맥스의 연내 운항 재개를 가로막으면서 결국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737맥스 인도가 일러도 내년 2월 초에야 가능해지면서 비행기를 세워둘 공간을 더는 확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앞서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은 11일 보잉 737맥스 기종의 운항 재개가 2020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보잉이 주력 항공기 생산을 중단하면서 협력업체들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37맥스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은 600곳 이상에 이르며 관련 일자리는 수천개에 달한다. 737맥스 관련 매출이 전체의 50%에 달하는 스피릿에어로시스템스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4%나 추락했다.

미국 주력산업인 항공우주업에서의 보잉의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737맥스 생산 중단에 따른 공급망 붕괴는 미국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보잉이 미국 최대 수출 제조사인 만큼 무역적자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737맥스 생산 감소로 미 항공우주 업계의 매출은 올 들어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7% 떨어진 1,064억달러에 그쳤다. 실제로 이날 뉴욕 3대 주가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보잉의 추락이 추가 상승을 막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관리사 윌밍턴트러스트의 수석연구원인 루크 틸리는 WSJ에 “1분기 동안 737맥스 생산이 멈춰설 경우 연율 환산 분기 국내총생산(GDP)을 0.3%포인트 갉아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생산 중단이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가 회복세를 이어가는 미국 경제에 재고 증가, 설비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37맥스 운항 중단으로 미 민간항공기 및 부품 재고는 올해 10월 사상 최고인 780억달러로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민간항공기 재고 비중이 미국 전체 내구재에서 18%를 차지한다”면서 “737맥스 생산 중단은 미국 경제에 일시적인 역풍 이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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