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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쓰기 꺼리는 기업들...자사주 매입 5년來 최저

실적 부진에 시장도 불확실

돈 쌓아두려는 경향 강해져

올 3.4조...작년보다 46%↓





올해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이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올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데다 경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보유 현금을 사용하기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자사주 취득이 실제 주가 상승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경우가 많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취득(체결기준) 금액은 3조4,812억원으로 지난해(6조4,467억원)보다 46%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은 지난 2016년 11조원이 넘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이에 따라 올해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은 규모의 자사주 취득이 진행됐다.

자사주 취득 건수도 줄었다. 2015년 자사주 취득 공시 건수는 총 283건이었지만 이후 증가추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421건까지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일주일가량 남았지만 257건에 불과했다.

특히 기업들의 직접 취득 규모가 크게 줄었다. 기업들의 자사주 직접 취득 규모는 2015년 9조9,000억원으로 이후 2017년까지 9조원 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5조원대로 급감한 후 올해는 2조3,385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신탁을 통해 취득하는 경우는 큰 변동이 없었다. 2016년 1조6,000억원 규모로 집행된 신탁을 통한 자사주 취득 금액은 올해도 1조1,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자사주 취득이 예년과 비교해 줄어든 것은 기업들이 자사주 취득에 자금을 쓸 여력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4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79곳의 당기순이익은 1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상장사들의 당기 순이익은 3년만에 100조원 달성이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지난 2016년 실적(80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적은 부진한데 정책이나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기업 내부에 현금을 쌓아두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상장기업 529개사의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296조9000억원에서 289조원으로 8조원(2.6%) 가량 감소했다.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하고 영업현금흐름도 20% 이상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 내년 상황에 대한 확신도 적어 자사주 취득에 소극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자사주 취득이 주주가치제고, 즉 주가 부양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9월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11개 상장사 중 3개월이 지난 이달 20일 현재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현대모비스(012330)(5.43%)와 하나머티리얼즈(166090)(38.83%), 대신증권(003540)(6.87%), 디알젬(263690)(19.16%), 푸드나무(290720)(8.44%) 등 5곳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투입되는 자금에 비해 자사주 취득의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며 “오히려 배당을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주에게나 기업에게나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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